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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놈2 리뷰 (에디와 베놈 케미, 카니지 아쉬움, 쿠키 영상)

by riverwithhome 2026. 7. 8.

베놈 1편을 재미있게 본 뒤 후속편도 개봉 당일 바로 극장을 찾았습니다. 97분짜리 영화가 이렇게 빠르게 끝날 줄은 몰랐습니다. 지루할 틈도 없었지만, 영화관 문을 나서면서 "벌써 끝났어?"라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에디와 베놈의 케미는 기대 이상이었고, 카니지는 기대에 살짝 못 미쳤습니다. 두 감정이 동시에 남는 묘한 작품이었습니다.

영화 포스터.

에디와 베놈 케미, 이번에도 이 둘이 영화를 살렸다

제가 직접 보고 나서 느낀 건데, 이 영화에서 가장 잘 된 부분은 액션 장면이 아니라 두 주인공이 아침에 밥 먹으면서 티격태격하는 장면들이었습니다. 외계 생명체인 심비오트(Symbiote)가 숙주와 한 몸이 되어 공생하는 설정인데, 심비오트란 마블 코믹스에 등장하는 외계 기생 생명체로 숙주의 신체에 결합해 강화된 능력을 제공하는 존재입니다. 그런데 이 설정이 영화에서는 동거인처럼 느껴질 정도로 일상적으로 그려집니다. 베놈이 냉장고를 뒤지고 에디에게 투덜대는 장면에서 저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습니다.

톰 하디는 이번 작품에서도 에디 브록과 베놈을 모두 혼자 소화했습니다. 1인 2역이라는 표현이 부족할 만큼, 두 캐릭터의 감정 온도 차이를 몸짓과 목소리로 명확하게 구분해 냅니다. 특히 베놈의 목소리 연기까지 직접 맡았기 때문에 둘이 대화할 때 어색함이 거의 없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방식의 1인 2역 연기는 배우의 역량이 조금만 부족해도 바로 티가 나는데, 톰 하디는 그 경계를 자연스럽게 넘어갔습니다.

다만 코미디 비중이 전편보다 더 커진 탓에 긴장감이 일부 희생된 건 사실입니다. 중요한 장면에서도 유머가 끼어드는 경우가 있어, 극적인 몰입을 원하는 분들에게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웃긴 장면들이 좋았지만, 클라이맥스로 가는 과정에서 조금 더 긴장의 끈을 조여줬더라면 카니지와의 대결이 훨씬 강렬하게 느껴졌을 것 같습니다.

에디와 베놈의 관계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단순한 케미 이상의 서사입니다. 서로를 귀찮아하면서도 결국 가장 믿는 존재로 수렴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쌓입니다. 히어로 영화의 서사 구조 측면에서 보면, 이 작품은 외부의 적과 싸우는 이야기보다 두 존재의 내적 갈등과 화해가 중심축에 있는 편입니다. 그 점이 이 시리즈만의 색깔을 만들어 낸다고 생각합니다.

카니지 아쉬움과 쿠키 영상, 기대와 현실 사이

제가 이번 영화에서 가장 기대했던 건 카니지였습니다. 마블 코믹스 원작에서 카니지는 클리터스 캐서디(Cletus Kasady)라는 연쇄살인범과 심비오트가 결합해 탄생한 캐릭터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숙주 자체가 극도로 폭력적인 인물이라는 점인데, 이 때문에 베놈보다 훨씬 통제가 어렵고 잔혹한 존재로 묘사됩니다. 원작에서는 스파이더맨과 베놈이 힘을 합쳐야 겨우 상대할 수 있는 수준의 적입니다(출처: Marvel Entertainment).

우디 해럴슨이 연기한 클리터스는 과장된 광기보다 담담한 말투 속에서 불안감을 만들어 내는 방식으로 캐릭터를 살렸습니다. 이 접근법은 꽤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카니지로 변신한 이후가 문제였습니다. 러닝타임의 제약 때문인지 카니지가 본격적으로 활약하는 시간이 생각보다 짧고, 그 능력이 충분히 펼쳐지지 못했습니다. 영화의 연령 등급 기준과도 관련이 있는데, 영화 등급 분류란 관람객 보호를 위해 콘텐츠의 폭력성·선정성 등을 기준으로 시청 가능 연령을 구분하는 제도입니다. 이 등급을 낮추기 위해 카니지 특유의 잔혹한 표현이 상당히 완화된 것으로 보입니다(출처: 영상물등급위원회).

카니지를 기대했던 분들이 아쉬움을 느끼는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원작 대비 폭력 수위가 대폭 완화되어 공포감이 약해짐
  • 카니지의 다양한 형태 변형 능력이 충분히 활용되지 못함
  • 베놈과의 최종 결전이 예상보다 짧게 마무리됨
  • 클리터스와 슈리크의 관계가 깊이 있게 다뤄지지 않음

그럼에도 카니지가 처음 등장하는 시퀀스만큼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심비오트가 몸을 뒤덮으며 폭주하는 장면의 시각효과는 완성도가 높았고, 캐릭터의 위험성을 충분히 전달하는 데는 성공했습니다.

한편, 영화를 보고 집에 돌아온 뒤에도 쿠키 영상 이야기가 계속 머릿속을 맴돌아서 인터넷에서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한참 찾아봤습니다. 제 경험상 영화를 본 직후 다른 관객들의 반응을 찾아보게 만드는 쿠키 영상은 흔치 않습니다.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 자세한 내용은 쓰지 않겠지만, 앞으로의 세계관 확장과 연결될 수 있는 단서가 담겨 있었고, 이 장면 하나가 영화 전체의 여운을 바꿔 놓을 만큼 임팩트가 컸습니다.

결국 베놈 2는 완성도보다 매력으로 기억되는 영화입니다. 카니지를 조금 더 깊게 다루지 못한 점은 여전히 아쉽지만, 에디와 베놈의 관계에서 오는 유쾌함과 톰 하디의 연기는 97분을 충분히 채워 줬습니다. 무겁고 복잡한 히어로 영화보다 캐릭터 중심의 가벼운 오락 영화를 찾는다면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전편을 재미있게 본 분이라면 자연스럽게 이어서 보시길 권합니다. 보기 전에 쿠키 영상은 절대 찾아보지 마시고, 직접 극장에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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