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을 처음 봤을 때는 그냥 재밌는 액션 영화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시 보니까 느낌이 좀 달랐다. 단순히 시원한 이야기로 끝나는 게 아니라, 꽤 현실적인 문제를 건드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영화는 끝까지 대중적인 재미를 놓치지 않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생각보다 가볍지 않다. 그래서 더 흥미롭게 느껴진 것 같다.
재벌과 형사, 익숙하지만 효과적인 구조
나는 이 영화를 2015년 8월 16일에 영화관에서 관람하였다. 이 영화의 기본 구조는 꽤 단순했다. 정의를 추구하는 형사와 권력을 가진 재벌 3세의 대립. 사실 많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많이 봐온 설정이다. 그런데 ‘베테랑’은 이 익숙한 구도를 굉장히 잘 활용한 것 같다. 캐릭터를 명확하게 나누고, 그 충돌을 끝까지 밀어붙였다.
특히 재벌 캐릭터는 과장된 면이 있으면서도, 완전히 비현실적이라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현실에서 뉴스로 접했던 사건들이 떠오르기도 했다. 이게 영화의 몰입도를 높여주는 요소라고 생각했다. 소시민인 나는 알 수 없는 그들만의 세상. 우리는 줄곧 그 세상을 상상하고는 한다. 뭔가를 가졌으면, 어느 하나는 가지지 못했을 것이라고. 이 영화에서 나온 재벌캐릭터가 갖지 못한 것은, 바로 인성이다. 진짜 개쓰레기다. 형사 캐릭터 역시 전형적인 정의로운 인물이다. 그런데 그 전형적인 부분이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한 것 같다. 복잡하게 꼬지 않고, 직선적으로 밀어붙이는 방식이 이 영화의 톤과 잘 맞았다.
“정의는 복잡하지 않을 때 더 강하다.”
이 문장이 이 영화의 방향성을 잘 보여주는 것 같다. 메시지가 직관적이다.
다만 한편으로는 너무 단순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다. 선과 악이 명확하게 나뉘다 보니, 깊이 있는 갈등보다는 감정적인 몰입에 더 집중하게 된다. 이게 장점이면서 동시에 아쉬운 부분 아닐까 싶다.
배우들의 연기, 캐릭터를 완성시키다
이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역시 배우들의 연기였다. 특히 악역을 맡은 배우 유아인의 존재감이 굉장히 강했다. 말투, 표정, 행동 하나하나가 과감하다. 자칫하면 과장될 수 있는 캐릭터인데, 오히려 그 과감함이 인상적으로 남는다. "어이가 없네?" 한 마디가 그 당시 많은 매체에서 사용될 정도였다. 사랑받는 악역은 아니지만 이슈가 잘 된 악역이었다.
주인공 형사 역할 역시 안정적이다. 믿고 보는 배우 황정민. 크게 튀지는 않지만, 중심을 잘 잡아준다. 그래서 전체적인 균형이 맞아진 것 같다. 액션 장면에서도 현실적인 느낌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보였다.
조연 배우들도 빼놓을 수 없다. 팀으로 움직이는 형사들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그려졌다. (물론 실제로 본 것은 아니고, 이 영화처럼 형사들이 나오는 작품들에서 본 느낌을 말한 것이다. 나는 경찰과 대화를 해본 적이 없다..)이런 디테일이 영화의 완성도를 높여준다고 생각했다.
“캐릭터는 배우의 선택으로 완성된다.”
이 영화는 그걸 잘 보여준다. 특히 악역의 힘이 굉장히 크다. 이후에 악역 배우의 이슈가 커진 만큼, 이 영화가 그 사건과 어울려버리는 아이러니한 일이 있기는 했다.
개인적으로는 이 악역 캐릭터가 영화의 절반 이상을 책임진다고 느껴졌다. 그만큼 강렬하다. 다만, 너무 강해서 오히려 다른 캐릭터들이 상대적으로 약해 보이는 순간도 있었던 것 같다.

연출과 액션, 통쾌함을 만드는 방식
‘베테랑’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액션과 연출인 것 같다. 액션영화인 만큼 복잡하게 꼬지 않고,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그래서 보는 입장에서 스트레스 없이 즐길 수 있었다. 특히 액션 장면은 과장되지 않으면서도 타격감이 있다. 현실적인 느낌을 유지하면서도, 영화적인 재미를 놓치지 않는다. 이 균형이 꽤 잘 잡혀 있다. 특히 형사 역할의 황정민 배우가 내던지는 대사들에는 재미있는 요소가 많았다. 그 특유의 말투가 가미된 대사들은 진중하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다. 이런 대사들은 시놉시스에 있는 걸까, 아니면 배우들이나 연출진들이 현장에서 만들어내는 걸까. 언젠가 이런 촬영 현장에 가서 하나하나 들여다 보고 싶다.
연출 역시 빠른 템포를 유지한다. 지루할 틈 없이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래서 대중적인 영화로서의 완성도가 높다고 느껴졌다. 액션 영화가 가지는 장점인 것 같다. 간단하고 전개가 빠르다 보니 큰 틀만 잘 이해하면 쉽게 영화를 즐길 수 있다. 물론 빠르기만 해서 좋은 것은 아니다. 그런 영화일 수록 디테일이 좀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이 베테랑은 그런 부분까지도 잘 잡은 것 같다.
다만 후반부로 갈수록 약간 반복되는 느낌도 있다. 비슷한 긴장 구조가 계속 이어지면서, 새로움이 줄어든다. 이 부분은 조금 아쉬웠다.
“재미는 있지만, 끝까지 새롭진 않다.”
이 말이 이 영화의 단점을 잘 설명하는 것 같다.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자주 묻는 질문
액션 영화로 볼 만한가요?
충분히 볼 만하다. 과하지 않으면서도 타격감 있는 액션이 잘 구성되어 있다.
스토리는 단순한 편인가요?
상당히 직관적인 구조다. 깊이보다는 몰입과 속도감에 집중한 이야기다.
배우 연기가 중요한가요?
굉장히 중요하다. 특히 악역의 연기가 영화 전체 분위기를 이끈다.
다시 봐도 재밌나요?
이미 내용을 알아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연출과 캐릭터가 강해서 반복 감상도 괜찮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