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존 윅4 (액션 연출, 롱테이크, 세계관)

by riverwithhome 2026. 6. 29.

세 시간짜리 액션 영화라는 말을 듣고 솔직히 걱정이 앞섰습니다. 중간에 지치면 어쩌나 싶었는데, 막상 극장에 앉으니 그런 걱정이 무색해졌습니다. 존 윅4는 단순히 전편보다 규모를 키운 속편이 아니라, 한 인물의 긴 여정을 마무리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액션과 세계관, 감정선 세 가지가 맞물린 방식이 인상 깊었습니다.

영화 포스터.

롱테이크 중심의 액션 연출, 왜 다르게 느껴지는가

영화관에서 보면서 가장 먼저 느낀 것은 편집 방식이 다르다는 점이었습니다. 요즘 액션 영화들은 빠른 컷 편집으로 긴장감을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존 윅4는 반대로 갑니다.

감독 채드 스타헬스키는 스턴트 코디네이터(Stunt Coordinator) 출신입니다. 스턴트 코디네이터란 영화 현장에서 위험한 액션 장면의 동선과 안전을 총괄 설계하는 전문 직책입니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의 액션은 배우의 신체 움직임을 최대한 길게 담아냅니다. 카메라가 배우를 따라가며 동작의 흐름을 끊지 않는 방식, 이것이 바로 롱테이크(Long Take) 기법입니다. 롱테이크란 편집 없이 하나의 장면을 길게 이어서 찍는 촬영 방식으로, 타격감과 현실감을 동시에 높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특히 건물 위에서 내려다보는 탑뷰(Top View) 시점으로 촬영된 전투 장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탑뷰란 피사체를 정수리 방향에서 수직으로 내려다보는 카메라 앵글로, 마치 전략 게임 화면처럼 공간 전체를 한눈에 보여 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화염탄과 총기를 조합하는 방식이 독창적이었고, 그 구도가 꽤 오랜 시간 이어지는데도 전혀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특이한 연출 한두 번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 그게 하나의 완성된 시퀀스로 이어지더라고요.

존 윅4의 액션 연출에서 주목할 만한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빠른 컷 편집 대신 롱테이크로 타격감 전달
  • 오사카, 베를린, 파리 등 도시마다 액션 스타일이 달라지는 구성
  • 탑뷰 앵글로 공간 전체를 활용하는 탑뷰 시퀀스
  • 개선문 차량 추격전과 계단 결투 등 장소 자체를 무기처럼 사용하는 연출

다만 같은 밀도의 긴장감이 두 시간 이상 계속되다 보니 후반부에는 약간 지치는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이 점은 영화 자체의 한계라기보다 세 시간이라는 러닝타임을 감안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세계관 완성도, 처음 보는 분이라면 꼭 알아야 할 것

존 윅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분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4편만 봐도 되나요?" 제 경험상 액션 자체는 충분히 즐길 수 있지만, 감정선을 따라가기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이 시리즈의 핵심 세계관은 '하이 테이블(High Table)'이라는 조직을 중심으로 움직입니다. 하이 테이블이란 범죄 세계를 통제하는 최상위 권력 기구로, 이 조직이 정한 규칙은 누구도 어길 수 없는 절대적인 법처럼 작동합니다. 존 윅4에서는 이 하이 테이블의 구조가 이전 시리즈보다 훨씬 구체적으로 그려집니다. 규칙이 존재한다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 규칙이 사람의 삶을 어떻게 지배하고 왜곡하는지까지 보여 줍니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캐릭터는 견자단이 연기한 케인이었습니다. 시각 장애를 가진 킬러라는 설정이 처음에는 다소 과장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견자단의 절제된 연기 덕분에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됩니다. 무표정한 얼굴과 최소한의 대사, 그리고 정교한 동작이 맞물리면서 존 윅과 대등한 존재감을 만들어 냅니다.

빌 스카스가드가 연기한 그라몽 후작은 직접 싸우는 인물이 아닙니다. 처음에는 그래서 조금 밋밋하다고 느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역할이 명확해졌습니다. 하이 테이블이라는 권력 체계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존재로 보니 설득력이 생겼습니다. 악역으로서 압도적인 카리스마보다는 시스템 그 자체를 의인화한 캐릭터로 이해하는 편이 더 맞았습니다.

키아누 리브스는 50대 후반의 나이에 전술 사격(Tactical Shooting)과 유도, 브라질리언 주짓수를 장기간 훈련해 대부분의 액션을 직접 소화했습니다. 전술 사격이란 실전 상황에서의 총기 조작, 이동, 재장전을 통합 훈련하는 방식으로, 단순한 사격 연습과는 다릅니다. 그 덕분에 총을 겨누는 자세 하나, 장애물을 넘는 동작 하나까지도 허술함이 없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이 장면이 대역인지 아닌지 의심이 들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라고 느꼈습니다. 액션 배우로서 키아누 리브스의 신뢰도는 현재 할리우드에서 독보적인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출처: IMDb).

존 윅4, 어떤 분에게 추천하고 어떤 분께는 아닌가

집에 돌아와서도 계단 장면과 개선문 추격전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결국 며칠 뒤 다시 봤는데, 두 번째로 볼 때는 화려한 액션보다 존 윅이라는 인물이 왜 끝까지 싸울 수밖에 없었는지가 더 잘 느껴졌습니다. 첫 번째 관람에서 놓쳤던 장면들이 눈에 들어오는 경험, 이게 좋은 영화의 조건 중 하나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영화 산업에서 속편의 흥행 성공률은 일반적으로 전편의 완성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출처: 박스오피스 모조). 존 윅4는 전 세계 흥행 수익에서도 시리즈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이는 단순한 속편 피로감을 넘어선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영화가 잘 맞는 분과 그렇지 않을 수 있는 분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액션 연출 자체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강하게 추천합니다
  • 존 윅 시리즈를 1편부터 본 분이라면 감정선의 깊이가 배가됩니다
  • 세 시간 러닝타임이 부담스러운 분이라면 체력 여유가 있을 때 보시기를 권합니다
  • 스토리보다 스펙터클 위주의 영화를 선호하는 분은 중반부에서 약간 지칠 수 있습니다

마지막 장면은 따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그 결말은 액션 영화로서의 존 윅4가 아니라 한 인간의 이야기로서 이 시리즈를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었습니다. 결국 이 영화는 총을 잘 쏘는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유를 원했던 사람의 이야기였다고 생각합니다. 현대 액션 영화가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면, 존 윅4는 그 답 중 하나입니다.


참고: - IMDb, 존 윅4 상세 정보: https://www.imdb.com/title/tt10366206/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리뷰더하기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