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삼관, 피보다 진하게 남는 가족의 정
2015년 1월 24일 CGV에서 관람한 영화 허삼관 후기입니다. 웃음으로 시작해 가족의 의미를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와 하정우, 하지원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던 작품입니다.

허삼관의 엉뚱한 매력
영화 초반의 허삼관은 처음부터 다정하고 듬직한 아버지라기보다는 자기 생각이 뚜렷하고 조금은 얄미운 구석도 있는 인물입니다. 마음에 드는 허옥란과 결혼하기 위해 피를 팔아 돈을 마련하는 모습부터 범상치 않습니다. 가진 것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으려고 나서는 모습이 우스우면서도 어딘가 짠하게 느껴졌습니다.
하정우 배우가 연기한 허삼관은 진지한 상황에서도 쉽게 흥분하고, 자기 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인물입니다. 말과 행동이 때로는 지나치게 직설적이라 웃음이 나지만, 그렇다고 마냥 가볍게만 보이지는 않습니다. 허삼관이 어떤 일을 겪으며 달라지는지 지켜보는 것이 영화의 중요한 재미였습니다.
영화에는 생활이 넉넉하지 않았던 시절의 풍경도 담겨 있습니다. 지금처럼 모든 것이 편리하지 않은 환경에서 가족을 꾸리고 살아가는 모습이 이야기에 현실감을 더합니다. 인물들의 말투와 행동에서 코미디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무거운 가족 드라마를 예상했다면 초반 분위기가 의외라고 느낄 수도 있겠습니다.
일락을 둘러싼 갈등
허삼관의 일상은 첫째 아들 일락이가 자신의 친아들이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크게 흔들립니다. 그동안 자기 자식이라고 믿고 키워온 아이가 다른 남자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으니, 허삼관이 충격을 받는 것도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감정을 아이에게까지 드러낸다는 점입니다.
허삼관은 일락이를 다른 아들들과 똑같이 대하지 못하고, 때로는 상처가 될 만한 말을 내뱉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어른의 감정과 아이의 잘못은 별개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락이는 자신이 어떤 사정으로 태어났는지 선택한 적이 없는데, 어른들 사이에서 벌어진 일 때문에 상처를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은 허삼관을 무조건 좋은 아버지라고 생각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가족을 사랑한다고 해서 언제나 올바른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고, 마음이 복잡하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줘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허삼관의 행동이 답답하게 느껴지는 순간도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가 일락이를 대하는 태도가 어떻게 바뀌는지 더 신경 쓰게 됩니다.
결국 남는 것은 함께한 시간
영화에서 가장 마음에 남는 부분은 혈연관계가 아니라 함께 살아온 시간이 가족을 만든다는 점입니다. 허삼관은 일락이가 친아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에도 그동안 쌓아온 정을 단번에 없애지는 못합니다. 화를 내고 밀어내면서도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결국 마음이 쓰이는 모습이 복잡하게 다가옵니다.
특히 일락이를 위해 허삼관이 자신의 몸을 희생하는 상황에서는 초반의 우스꽝스러운 모습과는 다른 면이 드러납니다. 가족을 위해 무언가를 한다는 말은 흔하지만, 실제로 자기 몸이 상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행동으로 옮기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허삼관이 겪는 일을 보면서 아버지의 사랑이 꼭 다정한 말이나 멋진 행동으로만 표현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영화의 웃음과 감동이 모든 장면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코믹한 분위기에서 갑자기 감정적인 상황으로 넘어갈 때 다소 과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래도 허삼관이라는 인물이 처음부터 완벽한 아버지가 아니었다는 점은 오히려 이야기를 기억하게 합니다. 실수하고 상처를 주면서도 결국 소중한 사람을 외면하지 못하는 모습이 이 영화의 핵심이라고 느꼈습니다.
영화를 보고 궁금했던 것들
Q. 허삼관은 어떤 영화인가요?
가족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웃음과 감동을 섞어 그린 가족 드라마입니다.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 혈연과 가족의 의미를 함께 다룹니다.
Q. 하정우 배우가 감독도 맡았나요?
네. 하정우 배우가 주인공 허삼관을 연기했을 뿐 아니라 연출도 맡았습니다. 하지원 배우는 허삼관의 아내 허옥란 역으로 출연합니다.
Q. 영화를 보고 어떤 점을 생각해 볼 수 있나요?
가족은 피가 이어져 있다는 사실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지내며 쌓은 마음과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허삼관의 행동을 보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지킨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