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 시리즈를 다시 보면서 퍼스트 어벤져를 새롭게 바라본 후기. 힘을 얻기 전부터 영웅이었던 스티브 로저스와 마지막 선택이 오래 남았습니다.

처음보다 달라진 퍼스트 어벤져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는 솔직히 다른 마블 영화보다 재미가 덜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언맨처럼 화려한 장비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토르처럼 신비로운 세계가 펼쳐지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무엇보다 어벤져스 시리즈를 생각하면 나중에 등장하는 거대한 전투들이 먼저 떠오르다 보니,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퍼스트 어벤져는 조금 심심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어벤져스 시리즈를 처음부터 다시 돌려보면서 이 영화를 다시 보니 느낌이 상당히 달랐습니다. 예전에는 캡틴 아메리카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보여주는 영화라고만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이후 스티브 로저스가 어떤 선택을 하는 사람인지 알려주는 출발점에 가까웠습니다.
특히 초반의 스티브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체격도 작고 특별한 능력도 없는데 계속 군에 들어가려고 합니다. 계속 거절당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지원합니다. 예전에는 그냥 캡틴 아메리카가 되기 위한 설정이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이 장면들이 영화에서 꽤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스티브는 강해진 다음에 좋은 사람이 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아무런 힘이 없던 시절에도 자신보다 약한 사람을 괴롭히는 상대에게 맞서고,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쉽게 물러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슈퍼 솔저 혈청을 맞는 장면보다 그 이전의 스티브가 더 기억에 남았습니다. 힘이 생긴 뒤의 모습보다 힘이 없을 때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먼저 보여줬기 때문에 캡틴 아메리카라는 인물이 조금 더 이해됐습니다.
힘을 얻기 전의 스티브
제가 퍼스트 어벤져에서 가장 좋아하게 된 부분은 바로 스티브의 성격입니다. 처음에는 몸이 약해서 군인이 될 수 없었지만, 그렇다고 자신이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계속 실패하면서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려고 합니다.
에이브러햄 어스킨 박사가 스티브를 선택하는 과정도 다시 보니 의미가 있었습니다. 단순히 강한 사람을 만드는 실험이었다면 체격이 좋고 싸움을 잘하는 사람을 선택하면 됐을 것입니다. 그런데 영화는 스티브가 힘을 얻기 전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계속 보여줍니다.
이 때문에 캡틴 아메리카의 능력이 다른 히어로들의 능력과 조금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스티브가 강해졌다는 사실 자체보다, 강해진 뒤에도 사람이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이 더 중요하게 보였습니다.
페기 카터와의 관계도 이번에 다시 보니 좋았습니다. 두 사람의 관계가 영화의 중심은 아니지만, 페기는 스티브를 단순히 불쌍한 사람으로 바라보지 않습니다. 능력을 얻은 뒤의 캡틴 아메리카뿐만 아니라 그 이전의 스티브도 하나의 사람으로 바라봅니다.
헤일리 앳웰이 연기한 페기도 단순한 연애 상대처럼만 나오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자신의 역할을 가지고 있고, 스티브에게 필요한 말을 해주는 인물입니다. 그래서 두 사람이 서로에게 끌리는 과정도 억지스럽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버키 반스와의 관계는 지금 다시 보니 조금 아쉬웠습니다. 이후 작품에서 버키가 중요한 인물이 된 것을 알고 보니 두 사람의 우정이 조금 더 길게 그려졌다면 마지막 장면의 감정이 더욱 크게 다가왔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쟁 속에서 보인 캡틴의 모습
퍼스트 어벤져는 다른 MCU 영화와 비교하면 상당히 오래된 시대를 배경으로 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시대 자체가 영화 분위기에 영향을 주고 있어서, 지금의 마블 영화와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 있습니다.
전쟁이라는 배경 때문에 스티브가 단순히 악당을 물리치는 히어로처럼 보이지 않는 점도 좋았습니다. 처음에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상징적인 역할을 맡게 되지만, 점점 실제 전장으로 들어가면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선택하게 됩니다.
저는 이 과정에서 스티브가 생각보다 평범한 사람처럼 느껴졌습니다. 무조건 두려움이 없는 것도 아니고 모든 상황에서 완벽하게 판단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도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쪽으로 움직입니다.
다만 지금 다시 봐도 아쉬운 부분은 있습니다. 레드 스컬은 캡틴 아메리카의 대표적인 적으로 등장하지만, 왜 그렇게까지 힘을 원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충분히 깊지는 않습니다. 하울링 코만도스 역시 재미있는 캐릭터들이지만, 전쟁에서 함께한 시간이 조금 더 자세하게 그려졌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영화의 중심이 악당보다 스티브에게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레드 스컬을 깊이 이해하지 못해도 스티브가 어떤 사람인지 이해하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오히려 이 영화에서는 악당을 얼마나 강하게 보여주느냐보다 주인공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가 더 중요해 보였습니다.
마지막에 남은 스티브의 선택
퍼스트 어벤져를 다시 보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은 마지막이었습니다. 예전에는 스티브가 비행기를 추락시키고 얼음 속에 갇히는 장면을 캡틴 아메리카의 희생 장면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후 MCU 영화를 모두 알고 다시 보니 그 장면이 훨씬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스티브는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위험을 떠넘길 수도 있었지만, 끝까지 자신이 할 수 있는 선택을 합니다. 그리고 그 선택 때문에 자신이 알고 있던 시대와 사람들을 모두 잃게 됩니다.
눈을 뜬 뒤 주변의 모든 것이 달라져 있다는 사실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단순히 전투에서 승리한 영웅의 결말이 아니라, 자신이 지키려고 했던 세상에서 혼자 떨어져 나온 사람의 결말처럼 느껴졌습니다.
특히 이후의 MCU를 알고 나니 페기와 관련된 장면들도 다르게 보였습니다. 처음 봤을 때는 아쉬운 사랑 이야기 정도로 생각했던 부분이었는데, 스티브가 마지막에 무엇을 포기했는지 알고 나니 훨씬 쓸쓸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다시 본 퍼스트 어벤져에서는 캡틴 아메리카라는 이름보다 스티브 로저스라는 사람이 더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는 특별한 능력을 얻어서 영웅이 된 것이 아니라, 원래 가지고 있던 성격 때문에 그 힘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었던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예전에는 이 영화가 왜 MCU에서 중요한지 잘 몰랐습니다. 하지만 여러 마블 영화를 보고 다시 보니 오히려 이 영화가 있기 때문에 이후 스티브의 행동이 더 잘 이해됐습니다. 힘이 강해서 영웅이 된 사람이 아니라, 힘이 없어도 같은 선택을 했던 사람이 캡틴 아메리카라는 점이 이 영화에서 가장 오래 남았습니다.
화려한 액션이나 빠른 전개를 기대한다면 조금 느리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MCU를 순서대로 다시 보고 있거나 캡틴 아메리카라는 캐릭터를 제대로 이해하고 싶다면 한 번쯤 다시 볼 만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저처럼 예전에 봤을 때는 크게 와닿지 않았던 분이라면, 지금 다시 보면 생각보다 다른 영화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영화를 보고 궁금했던 것들
퍼스트 어벤져는 MCU에서 꼭 봐야 하는 영화인가요?
캡틴 아메리카의 시작과 스티브 로저스의 성격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작품입니다. 이후 어벤져스와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를 볼 예정이라면 먼저 보는 편이 좋습니다.
퍼스트 어벤져의 시대적 배경은 언제인가요?
제2차 세계대전 당시를 주요 배경으로 합니다. 그래서 이후의 현대적인 MCU 영화들과 비교하면 화면 분위기와 이야기의 느낌이 상당히 다릅니다.
스티브 로저스는 처음부터 강한 사람이었나요?
신체적으로는 약한 편이었고 군 입대도 계속 거절당했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성격과 다른 사람을 지키려는 마음은 힘을 얻기 전부터 가지고 있었습니다.
퍼스트 어벤져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저는 이번에 다시 보면서 마지막 장면이 가장 오래 남았습니다. 특히 스티브가 자신의 선택 때문에 자신이 알던 시대를 잃게 되는 모습이 이후 MCU를 알고 보니 더욱 쓸쓸하게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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