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영화인 줄 알고 편하게 틀었다가, 영화가 끝날 즈음에 가족 생각이 먼저 나는 경험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저는 오! 문희를 보면서 딱 그랬습니다. 제목만 보고 웃음 위주의 영화라고 짐작했는데, 막상 보고 나니 뺑소니 사고, 치매, 가족 간 갈등이 한꺼번에 얽혀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가볍게 시작했다가 어느 순간 마음이 묘하게 무거워지는, 그런 영화입니다.치매 소재를 수사극에 녹인 독특한 설정영화의 핵심 설정은 단순합니다. 손녀 보미가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할머니 문희와 아들 두원이 직접 범인을 추적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희가 인지장애(치매) 증상을 보이는 인물이라는 점이 이 영화를 다른 수사물과 구분 짓는 지점입니다. 인지장애란 기억력, 판단력, 언어 능력 등 인지 기능이 저하되는 상태를 뜻..
잔인한 영화를 보러 갔다가 웃음이 터지면 실패한 연출일까요, 아니면 성공한 설계일까요? 저는 친구들과 별 기대 없이 핸섬가이즈를 틀었다가 이 질문을 영화가 끝나고 나서야 떠올렸습니다. 잔인한 장면 앞에서 비명 대신 폭소가 나오는 경험, 생각보다 꽤 낯설고 묘한 기분이었습니다.슬래셔 문법을 거꾸로 읽는 설계슬래셔(Slasher) 장르란 외딴 공간, 정체불명의 위협, 무방비 상태의 피해자가 결합되는 공포영화의 하위 장르입니다. 쉽게 말해 외딴 산장에 놀러 간 젊은이들이 차례로 희생되는 구조가 전형적인 슬래셔 공식입니다. 핸섬가이즈는 이 공식의 재료를 그대로 가져오면서, 공식의 순서만 뒤집었습니다. 외딴 집, 수상하게 생긴 중년 남자들, 술 마시며 돌아다니는 대학생 무리까지 모든 클리셰(Cliché)가 등장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