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편이라는 말을 들으면 솔직히 기대 반, 걱정 반이 됩니다. 전편이 좋았던 기억이 강할수록 더 그렇습니다. 저도 겨울왕국2를 보러 가면서 "전편만큼 좋을까?"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막상 보고 나서는 전편과 단순히 비교하는 것 자체가 조금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건 다른 종류의 영화였습니다.세계관 확장: 자연 정령과 아렌델의 숨겨진 역사겨울왕국2를 보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번에는 세계가 훨씬 넓어졌구나"였습니다. 전편이 아렌델이라는 왕국 안에서 완결되는 이야기였다면, 이번에는 그 왕국의 역사적 뿌리까지 파고들기 때문입니다.영화의 핵심 배경은 엘레멘탈 매직(Elemental Magic), 쉽게 말해 바람, 불, 물, 땅이라는 자연의 네 가지 원소를 기반으로 한 마법 체계입니다...
어릴 때 봤던 영화를 어른이 되어 다시 보면 전혀 다른 장면에서 멈추게 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겨울왕국을 처음 봤을 때는 렛잇고 장면만 반복해서 돌려봤는데, 얼마 전 다시 보다가 엘사가 방문을 닫는 장면에서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졌습니다. 화려한 마법보다 두 자매의 어긋난 시간이 더 크게 들어왔습니다.엘사의 자기수용 서사, 실제로 얼마나 설득력 있을까겨울왕국은 '자기수용(self-acceptance)'을 주제로 한 애니메이션이라고 많이들 이야기합니다. 자기수용이란 자신의 특성, 약점, 차이를 부정하거나 억누르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심리적 과정을 말합니다. 이 개념은 심리학에서 자존감 형성의 핵심 요소로 다뤄지는데, 겨울왕국은 그 과정을 엘사라는 캐릭터를 통해 시각화했습니다.일반적으로 겨울왕국을..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을 워낙 인상 깊게 봤던 터라 도 당연히 좁은 공간에서 숨막히게 쫓기는 영화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고 나니 가장 무서웠던 건 좀비가 아니라 살아남은 사람들이었습니다. 폐허가 된 서울을 배경으로, 총격과 자동차 추격이 뒤섞인 포스트 아포칼립스 액션 영화라는 표현이 훨씬 정확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폐허가 된 한국, 일반적 믿음과 다른 풍경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의 문법을 충실히 따릅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란 문명 붕괴 이후의 세계를 배경으로 삼는 장르로, 재난 자체보다 그 이후 인간이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중심에 놓습니다. 이 점에서 는 과 결정적으로 다릅니다. 전작이 재난이 터지는 순간의 공포를 다뤘다면, 이 영화는 이미 4년이 지난 뒤 무너진 일상이 새로운..
코미디 영화인 줄 알고 편하게 틀었다가, 영화가 끝날 즈음에 가족 생각이 먼저 나는 경험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저는 오! 문희를 보면서 딱 그랬습니다. 제목만 보고 웃음 위주의 영화라고 짐작했는데, 막상 보고 나니 뺑소니 사고, 치매, 가족 간 갈등이 한꺼번에 얽혀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가볍게 시작했다가 어느 순간 마음이 묘하게 무거워지는, 그런 영화입니다.치매 소재를 수사극에 녹인 독특한 설정영화의 핵심 설정은 단순합니다. 손녀 보미가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할머니 문희와 아들 두원이 직접 범인을 추적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희가 인지장애(치매) 증상을 보이는 인물이라는 점이 이 영화를 다른 수사물과 구분 짓는 지점입니다. 인지장애란 기억력, 판단력, 언어 능력 등 인지 기능이 저하되는 상태를 뜻..
코미디 영화 속편 성공률은 전작 대비 평균적으로 낮다는 건 업계에서 꽤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저도 오케이 마담 전작을 주말에 친구와 봤는데, "오늘은 그냥 웃으면서 보자"는 한마디로 고른 영화였던 만큼 속편 소식을 들었을 때 기대 반, 걱정 반이었던 게 솔직한 심정입니다.속편 전략: 익숙함은 무기인가, 함정인가코미디 속편이 가진 가장 큰 딜레마는 바로 반복 효과(repetition effect)입니다. 여기서 반복 효과란 동일한 자극이 반복될수록 관객의 감정적 반응이 점점 약해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영화 심리학에서는 이를 '감각 둔화'라고도 부르는데, 코미디에서는 특히 치명적으로 작용합니다. 첫 번째 영화에서 배꼽을 잡았던 장면도 두 번째 작품에서 비슷하게 재현되면 그냥 "아, 그거네"로 끝나는 경우가 ..
주말에 친구와 영화를 고르다가 막막했던 적, 한 번쯤 있으실 겁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너무 무겁지도 않고, 그렇다고 유치하지도 않은 작품을 찾다가 결국 제목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오케이 마담.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비행기 납치 소재라고 해서 액션 위주의 영화일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보고 나니 코미디 영화에 훨씬 가까웠습니다.평범한 아줌마의 숨겨진 능력, 엄정화가 만들어낸 캐릭터제가 직접 영화를 보면서 가장 먼저 느낀 건 미영이라는 캐릭터의 설정이었습니다. 시장에서 꽈배기 가게를 운영하는 주인공이 사실은 예상하지 못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구조, 이른바 히든 아이덴티티(hidden identity) 설정입니다. 히든 아이덴티티란 겉으로 드러나는 정체와 실제 내면 혹은 과거가 전혀 다른 인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