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사극 영화에 약간의 거리감을 느끼는 편입니다. 역사적 배경이 주는 묵직함이 오히려 진입 장벽처럼 느껴질 때가 있거든요. 그런데 왕과 사는 남자를 보고 나서 그 편견이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기대 없이 들어간 영화관에서 나오는 길에 혼자 멍하니 걸었습니다. 집 가는 내내 장면이 자꾸 떠올랐고, 그게 꽤 오랫동안 이어졌습니다.단종 서사와 역사적 맥락이 만들어낸 감정의 무게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먼저 주목하게 된 건 역사적 개연성(historical plausibility)이었습니다. 여기서 역사적 개연성이란 실제 역사 기록과 극적 허구 사이에서 관객이 "이럴 수 있었겠다"고 납득하게 만드는 서사적 설득력을 말합니다. 단종이라는 인물은 조선 역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왕 중 한 명으로 꼽힙니다. 열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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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4. 9. 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