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이랑 밤새 시리즈 몰아보기를 해본 적 있으시다면, 그 특유의 혼란스러운 흥분감을 아실 겁니다. 저도 예전에 '나우 유 씨 미' 1편부터 줄줄이 틀어놓고 보다가 3편 끝나고 나서 다 같이 "도대체 방금 뭐가 어떻게 된 거냐?" 하고 웃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논리가 아니라 분위기와 속도감으로 밀어붙이는 영화, 그게 이 시리즈의 정체성이었고, 3편도 마찬가지였습니다.더 커진 스케일, 그 안에 담긴 연출 전략'나우 유 씨 미 3'는 시작부터 빠릅니다. 캐릭터 소개를 길게 끌지 않고 사건 한복판으로 바로 뛰어드는 방식인데, 이걸 보면서 제가 떠올린 용어가 인 미디어스 레스(In Medias Res)였습니다. 인 미디어스 레스란 이야기의 시작점을 처음부터가 아닌 사건 한가운데에서 출발하는 서사 기법으로, 관객..
제목에 '악마'가 들어가지만 포스터가 웃겨서 코미디-공포 영화라고 단단히 각오했는데, 영화관을 나오면서 든 감정은 두려움이 아니라 묘한 잔열이었습니다. 무섭기보다는, 오래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였습니다.귀여운 악마가 이사왔다저도 처음엔 선지라는 캐릭터를 그냥 위험하고 수상한 존재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악마에 빙의했다는 설정이 워낙 비현실적이었기 때문에 판타지 장르물이라고 생각하며 꽤 가볍게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진행될수록 그 판단이 조금씩 흔들렸습니다.이 영화는 심리적 리얼리즘(Psychological Realism)이라는 서사 기법을 활용합니다. 여기서 심리적 리얼리즘이란 초자연적인 사건을 외부 현상으로 직접 설명하는 대신, 인물의 내면 상태와 심리 변화를 통해 사건을 해석하도록 유도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