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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그녀가 죽었다, 남을 바라보는 시선이 무서웠다

by 리뷰더하기리뷰 2026. 5. 3.

2024년 6월 1일 CGV에서 그녀가 죽었다를 관람했습니다. 타인의 일상을 몰래 바라보는 설정과 변요한·신혜선의 연기가 만들어낸 불편한 긴장감이 오래 남았습니다.

영화 포스터.

영화를 보고 SNS를 다시 보게 됐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단순히 누군가의 죽음을 둘러싼 사건을 추적하는 스릴러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극장을 나오면서 이상하게 스마트폰을 한 번 더 확인하게 됐습니다. 평소처럼 SNS를 아무 생각 없이 넘기다가도 문득 "나는 지금 왜 이 사람의 일상을 보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은 다른 사람의 집에 들어가 그 사람의 생활을 몰래 관찰합니다. 처음에는 상당히 비현실적인 설정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보다 보니 오히려 무서운 건 그 행동 자체보다 자신의 행동을 별일 아닌 것처럼 생각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물건을 훔치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를 직접 공격하는 것도 아니니까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바라보기만 한다는 식으로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합니다. 그런데 저는 그 모습을 보면서 "보기만 하는 것도 상대방이 모르는 상황이라면 괜찮은 걸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물론 영화 속 행동과 우리가 SNS 게시물을 보는 것을 똑같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남의 일상을 구경하는 데 익숙해진 제 모습을 떠올리게 만든다는 점에서는 묘한 연결점이 있었습니다. 영화가 끝난 뒤에도 이 부분이 계속 마음에 걸렸습니다.

변요한의 평범함이 오히려 무서웠다

변요한이 연기한 인물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특별히 무서운 사람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영화 속에서 처음부터 "이 사람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강하게 주는 캐릭터가 아닙니다. 오히려 말투나 행동이 평범해서 주변에서 실제로 마주칠 법한 사람처럼 느껴집니다.

저는 그래서 더 불편했습니다. 대놓고 악한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볼 수 있는데, 겉으로는 평범한 사람이 이상한 행동을 아무렇지 않게 하고 있다는 것이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본인은 자신이 잘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크게 인식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신혜선이 연기한 인물도 단순히 사건에 휘말린 피해자로만 생각하고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처음에 제가 가지고 있던 판단이 조금씩 흔들리면서 "내가 지금 이 사람을 제대로 보고 있는 게 맞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배우의 연기가 좋았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정을 크게 폭발시키기보다 인물의 행동과 표정으로 상황을 보여주기 때문에 관객이 직접 판단해야 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동안 한 사람을 완전히 믿었다가도 다음 장면에서 다시 의심하게 됐습니다.

누구의 시선인지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졌다

이 영화에서 재미있었던 건 같은 인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계속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처음에는 한 사람의 행동을 따라가면서 이야기를 이해하게 되지만, 다른 인물의 입장에서 상황을 바라보게 되면 전혀 다른 모습이 보입니다.

저는 이 방식 때문에 영화를 보면서 계속 긴장했습니다. 특별히 큰 사건이 터지지 않는 순간에도 "이 사람이 지금 무엇을 알고 있지?"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관객이 모든 정보를 알고 편하게 사건을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등장인물과 함께 조금씩 상황을 알아가는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누군가를 계속 관찰한다는 설정이 영화 전체의 긴장감을 만드는 데 잘 활용됐습니다. 누군가를 바라보는 사람은 자신이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상대방도 다른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을 수 있습니다. 이 관계가 뒤집힐 때마다 제가 가지고 있던 판단도 같이 흔들렸습니다.

공포영화처럼 갑자기 무언가가 튀어나와서 놀라게 하는 방식과는 다릅니다. 대신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어디서 문제가 터질지 모르는 불안감이 계속 이어집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동안 편하게 긴장을 풀기가 어려웠습니다.

사건보다 찝찝한 감정이 오래 남았다

그녀가 죽었다를 보고 나서 가장 오래 남은 건 사건의 결말만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사람을 바라보는 행위에 대해 생각하게 된 것이 더 컸습니다. SNS를 보면 다른 사람의 사진이나 일상을 쉽게 볼 수 있고, 모르는 사람의 계정까지 몇 번만 누르면 계속 따라갈 수 있습니다.

저 역시 별다른 목적 없이 다른 사람의 게시물을 계속 넘겨본 적이 많습니다. 그동안은 그냥 인터넷을 사용하는 평범한 행동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니 내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보다 왜 보고 있는지를 한 번쯤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물론 영화의 상황과 현실의 SNS 이용을 그대로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영화는 극적인 이야기를 위해 훨씬 위험한 상황을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익숙한 행동을 조금 낯설게 바라보게 만든다는 점은 분명했습니다.

다만 영화의 전개가 빠르게 사건을 터뜨리는 스타일은 아니라서 사람에 따라 조금 답답하게 느낄 수도 있습니다. 저도 중간에는 이야기가 조금 천천히 진행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오히려 이런 느린 긴장감이 영화의 분위기와 잘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극장을 나와서 스마트폰을 들었을 때 평소와 똑같은 SNS 화면이 보였는데도 잠깐 멈칫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녀가 죽었다는 사건을 해결하는 영화이면서 동시에 내가 다른 사람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였습니다. 화려하게 놀라게 하는 스릴러를 기대하기보다는 보고 난 뒤에도 찝찝한 감정이 남는 영화를 찾는다면 한 번쯤 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그녀가 죽었다는 무서운 영화인가요?
A. 전형적인 공포영화보다는 심리적인 불안과 긴장감을 중심으로 하는 스릴러에 가깝습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배우는 누구인가요?
A. 저는 변요한의 연기가 특히 기억에 남았습니다. 특별히 무서운 사람처럼 보이지 않는 평범함이 오히려 캐릭터를 더 불편하게 만들었습니다.

Q. 영화에서 SNS가 중요한 소재인가요?
A. 타인의 일상을 바라보고 판단하는 행동이 이야기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면 평소 SNS를 사용하는 방식도 한 번쯤 생각해보게 됩니다.

Q. 빠른 전개의 스릴러인가요?
A. 빠르게 사건이 연속해서 터지는 영화라기보다는 인물들의 행동을 따라가면서 서서히 긴장감을 높이는 방식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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