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 영화를 보러 가면서 "재미없으면 어쩌지"라고 먼저 걱정했던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판타스틱4: 새로운 출발을 보기 전에 딱 그 기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일부러 기대를 낮추고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 나서 느낀 건 "이 팀, 다시 봐도 되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60년 넘은 팀을 다시 소개하는 방식, 캐릭터가 답이었다판타스틱4는 1961년 마블 코믹스에서 스탠 리와 잭 커비가 만든 팀입니다. 판타스틱이 아니라 처음부터 '판타스틱4'입니다. 당시 슈퍼히어로 장르의 관습을 깼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으로, 완벽한 영웅이 아니라 능력을 얻은 뒤에도 가족 갈등과 인간적인 실수를 반복하는 인물들로 구성되었습니다. 그 전통이 이번 영화에도 이어졌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리드 리처즈, 수 스톰, 조니 ..
슈퍼 솔저 혈청 없이 방패를 든 캡틴 아메리카가 극장에 등장했습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습니다. 스티브 로저스가 남긴 인상이 워낙 강해서, 다른 얼굴이 같은 이름을 달고 나왔을 때 자연스럽게 비교가 됐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샘 윌슨이 증명한 것: 슈퍼 솔저가 아닌 캡틴 아메리카캡틴 아메리카라는 캐릭터의 역사는 생각보다 깁니다. 마블 코믹스에서 샘 윌슨이 팔콘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등장한 것은 1969년입니다. 이후 수십 년간 스티브 로저스의 동료로 활약하다가, 2014년 원작 코믹스에서 캡틴 아메리카라는 이름을 정식으로 이어받았습니다. MCU에서는 디즈니+ 시리즈 팔콘과 윈터 솔져를 통해 방패를 받아드는 과정이 먼저 그려졌고, 이번 극장 영화에서 본격적으로 새로..
이번 영화는 마블 유니버스만 좋아하는 분들에게 조금 낯선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마블이 아닌 엑스맨 유니버스에 있던 캐릭터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다 보았던 영화라 그 캐릭터를 상기시키기 위한 내용일까 추측도 해보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고 나서, 어릴 때 울버린을 처음 봤던 그 기억이 훅 올라오면서 생각보다 오래 여운이 남았습니다. 그 경험을 솔직하게 풀어보겠습니다.데드풀과 울버린, 두 캐릭터가 다시 만난 이유마블 스튜디오는 이번 작품에서 멀티버스(Multiverse) 설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멀티버스란 서로 다른 시간대와 현실이 평행하게 존재한다는 개념으로, 이미 끝난 캐릭터의 이야기를 새로운 맥락에서 다시 끌어올 수 있는 서사적 장치입니다. 울버린이 2017년 영화 로건에서 사실상 마지막을..
마블 영화를 챙겨보는 편인데, 이터널스는 처음 보는 내내 뭔가 낯선 감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빠른 농담도 없고, 익숙한 어벤저스 멤버도 없고. 그런데 끝나고 나서 오히려 오래 머릿속에 남더라고요. 기존 MCU와 다른 길을 선택한 이 영화, 정말 실패작일까요? 저는 조금 다르게 봤습니다.MCU 세계관이 꺼낸 가장 오래된 신화이터널스의 원작은 전설적인 만화가 잭 커비가 1976년에 창작한 코믹스입니다. 잭 커비는 판타스틱 포, 캡틴 아메리카 등을 공동 창작한 인물로, 코믹스 역사에서 독창적인 우주 신화적 세계관을 구축한 작가로 평가받습니다. 이터널스는 그중에서도 가장 스케일이 크고 철학적인 작품에 해당합니다.영화 속 이터널스는 셀레스티얼(Celestial)이라는 존재의 명령을 받아 지구에 파견된 종족입니다...
솔직히 저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을 보기 전까지 "마블 영화는 다 비슷하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우주적 스케일, 화려한 CG, 세계 멸망 위기. 그 공식이 반복될 거라 예상했는데, 막상 영화가 시작되고 나서 처음 든 생각은 "이건 내가 알던 마블이 아니다"였습니다. 액션보다 가족 이야기가 먼저 눈에 들어왔고, 빌런이 오히려 더 기억에 남았습니다.웬우라는 빌런이 남긴 것제가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예상 밖이었던 부분은 웬우라는 캐릭터였습니다. 일반적으로 마블 빌런은 세계 정복이나 파괴를 목표로 삼는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웬우는 달랐습니다. 그는 잃어버린 아내를 되찾기 위해 잘못된 선택을 반복하는 아버지였습니다. 악의가 아니라 상실에서 비롯된 인물이라는 점이, 저한테는 꽤 오래 남았습니다.양조위..
솔직히 개봉 당일 극장을 나오면서 말이 없어졌습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단순히 재미있는 영화라는 표현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작품이었습니다. 10년 넘게 이어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마지막 장이라는 사실이,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 한편을 짓누르고 있었습니다.인피니티 사가의 마무리, 어떻게 볼 것인가엔드게임은 MCU가 구축한 인피니티 사가(Infinity Saga)의 결말입니다. 여기서 인피니티 사가란 2008년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2019년 엔드게임까지 이어진 총 23편의 연결 영화군을 의미합니다. 단일 작품이 아니라 10년 이상의 세계관 전체를 하나의 서사 단위로 묶은 개념이라서, 엔드게임을 이해하려면 이 맥락을 먼저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에 대해 "MCU를 거의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