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영화를 정말 못 보는 사람이 오컬트 영화관을 찾아갔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제가 딱 그 상황이었습니다. 2025년 5월 3일, 거룩한 밤: 데몬헌터스를 영화관에서 직접 봤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예상보다는 훨씬 볼 만했습니다. 그리고 보고 나서 가장 먼저 떠오른 얼굴은 마동석이 아니었습니다.오컬트 설정과 미장센, 이 영화는 어디까지 진지한가제가 이 영화를 보러 간 이유 중 하나는 "오컬트에 액션이 섞이면 덜 무섭지 않을까"라는 계산 때문이었습니다. 깜짝 놀라는 점프 스케어, 그러니까 화면이 갑자기 튀어나오며 관객을 놀라게 하는 연출 기법이 싫어서 공포물을 잘 못 보는 편인데, 이 영화는 그런 방식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습니다. 대신 분위기로 조여드는 방식, 즉 서스펜스(suspense) 중심으로 ..
"어쩔 수가 없었다"는 말, 살면서 한 번쯤은 스스로에게 꺼낸 적 있지 않으십니까. 저도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그 말이 그냥 포기의 다른 이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영화관을 나오는 순간, 그 단어의 무게가 조금 달라 보였습니다. 답이 없는 상황에 몰린 사람이 내리는 선택을 이 영화는 끝까지 정면으로 들여다봅니다.절박한 선택이 만들어지는 구조영화를 보면서 제가 내내 불편했던 이유가 있습니다. 만수라는 인물의 선택이 잘못됐다는 걸 알면서도, 그 상황에서 다른 길이 정말 있었을까 싶은 생각이 동시에 들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행동의 강도가 아닌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게 단순한 감정 이입이 아니라, 인간이 극단적인 압박 앞에서 보이는 행동 패턴과 맞닿아 있어서 더 불편했습니다.심리학에서는 이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