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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미키17, 복제된 나는 과연 나일까

by 리뷰더하기리뷰 2026. 4. 14.

2025년 3월 8일 CGV에서 본 미키17 후기. 원작을 모르고 관람한 뒤 느낀 정체성에 대한 생각과 로버트 패틴슨의 연기, 봉준호 감독의 독특한 연출을 이야기합니다.

영화 포스터.

생각보다 오래 남았던 복제인간 이야기

2025년 3월 8일 CGV에서 《미키17》을 봤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원작 소설이 있다는 사실도 몰랐습니다. 그냥 봉준호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과 로버트 패틴슨이 주인공이라는 점 때문에 예매했습니다. 그래서 원작과 비교할 생각도 없이 영화관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오는 길에는 예상보다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재미있는 SF 영화를 봤다는 느낌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 집에 돌아오는 동안 계속 “지금의 나는 정말 나일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복제인간이라는 설정 자체보다 같은 기억을 가진 사람이 여러 명 존재할 수 있다는 상황이 생각보다 묘하게 불편했습니다.

영화 속 미키는 위험한 일을 맡는 사람입니다. 죽으면 다시 새로운 몸으로 만들어지고, 이전의 기억을 이어받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독특한 SF 설정이라고 생각했는데, 계속 보다 보니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죽어도 다시 살아난다고 하지만 정말 같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더 재미있었던 것은 미키17과 미키18이 똑같은 사람이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같은 기억을 가지고 시작하더라도 서로 다른 상황을 겪으면서 성격과 행동이 달라집니다. 이 부분을 보면서 결국 사람을 만드는 것은 기억만이 아니라 그 이후에 무엇을 경험하느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키17과 미키18은 정말 같은 사람일까

로버트 패틴슨의 연기는 이 부분에서 특히 재미있었습니다. 같은 배우가 거의 같은 모습을 한 인물을 연기하는데도 미키17과 미키18이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처음에는 둘을 구분하기 어려울 것 같았는데, 표정이나 말투, 행동을 조금씩 다르게 가져가면서 서로 다른 사람처럼 보이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한쪽은 겁을 내고 주저하는 모습이 많은데, 다른 쪽은 훨씬 거칠고 자신감 있게 행동합니다. 얼굴은 똑같은데 행동이 달라지니 오히려 더 이상했습니다. 현실에서 쌍둥이를 보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둘 다 같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데 현재의 경험은 완전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저는 원래 복제인간이라는 소재를 생각하면 얼굴과 기억까지 똑같은 존재를 떠올렸습니다. 그래서 영화 초반에는 새로운 미키가 이전 미키와 똑같이 행동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조금씩 차이가 생기는 것을 보면서 사람의 성격이라는 것이 정말 복잡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저 자신에게도 질문을 던져보게 됐습니다. 만약 제 기억을 그대로 가진 또 다른 제가 생긴다면 그 사람도 저일까요? 처음에는 당연히 나라고 생각할 것 같지만, 그 사람이 저와 전혀 다른 선택을 하기 시작한다면 어떨지 생각하니 쉽게 대답할 수 없었습니다.

예전에 친구들과 비슷한 이야기를 농담처럼 나눈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그냥 재미있는 상상으로 끝났습니다. 그런데 《미키17》에서는 그 상상을 실제 상황처럼 보여주니 느낌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영화가 끝난 뒤에도 그 질문이 계속 남았던 이유도 아마 그 때문인 것 같습니다.

웃기면서도 불편했던 봉준호식 이야기

이 영화에서 제가 재미있게 느낀 부분은 무거운 소재를 계속 심각하게만 다루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죽음이나 복제처럼 생각하면 상당히 무거운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중간중간 어이없어서 웃게 되는 장면들이 나옵니다. 그런데 웃고 나면 그 장면의 상황이 다시 생각나면서 조금 불편해집니다.

저는 이런 분위기가 봉준호 감독의 영화라는 느낌을 강하게 줬습니다. 웃긴 것 같아서 웃었는데, 조금 뒤에는 “그런데 이게 웃을 일이 맞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가 관객을 계속 편하게 놔두지 않는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미키가 사람들에게 어떤 존재로 취급되는지를 보면 더 그렇습니다. 한 사람이 죽는다는 사실이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시스템 안에서 처리해야 하는 일처럼 느껴집니다. 새로운 몸으로 다시 돌아오니까 죽음이 아무렇지 않게 여겨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그 안에 있는 미키에게는 분명 무서운 일입니다.

그 부분을 보면서 회사에서 사람이 하나의 숫자나 부품처럼 취급되는 상황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영화는 우주라는 먼 공간을 배경으로 하지만, 이상하게도 아주 현실적인 느낌이 있었습니다. 누군가에게 필요한 일을 계속하고, 문제가 생기면 다른 사람으로 대체되는 구조가 완전히 낯설게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영화의 SF 설정보다 그런 부분이 더 기억에 남았습니다. 우주선이나 외계 생명체가 나오는 영화이지만 결국 가장 현실적으로 다가온 것은 사람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하는가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원작을 몰라도 충분히 생각하게 만든 영화

영화를 보고 난 뒤에야 원작이 에드워드 애슈턴의 소설 미키7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영화 제목이 왜 미키7이 아니라 미키17인지도 궁금해졌고, 원작과 영화가 어떤 부분에서 다른지도 찾아보고 싶어졌습니다.

저는 원작을 먼저 읽지 않은 상태에서 영화를 봤기 때문에 오히려 비교에 대한 선입견 없이 볼 수 있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원작이 궁금해졌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보통 원작이 있는 영화를 보고 나면 원작을 먼저 읽었어야 했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는데, 이번에는 반대로 영화가 먼저 궁금증을 만들어줬습니다.

물론 영화가 모든 이야기를 쉽게 설명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등장인물들의 행동이나 세계관을 따라가다 보면 처음에는 조금 정신없이 느껴지는 부분도 있습니다. 특히 초반에는 설정을 이해하면서 동시에 인물들을 따라가야 해서 집중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상황을 파악하고 나면 영화가 말하고 싶은 질문이 점점 선명해졌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영화를 보기 전에는 복제인간 이야기를 단순히 재미있는 SF 소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보고 나니 복제된 존재가 정말 인간인지, 기억이 같으면 같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지, 그리고 한 사람이 자신의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다면 복제된 순간부터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닌지 여러 생각이 이어졌습니다.

《미키17》은 영화를 보는 동안보다 영화관을 나온 뒤가 더 오래 기억에 남는 작품이었습니다. 봉준호 감독 특유의 웃기면서도 어딘가 불편한 분위기도 좋았고, 로버트 패틴슨이 서로 다른 미키를 연기하는 모습도 재미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영화를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동안 계속 제 자신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지금의 나는 내가 살아온 경험들이 만들어낸 사람이고, 다른 경험을 했다면 전혀 다른 내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든 것만으로도 꽤 오래 기억에 남을 영화였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미키17》은 원작 소설이 있나요?
네. 에드워드 애슈턴의 소설 미키7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입니다. 영화에서는 제목과 이야기의 일부가 달라졌습니다.

Q. 원작을 읽지 않아도 볼 수 있나요?
네. 저 역시 원작을 모르는 상태에서 영화를 봤습니다. 영화의 기본적인 설정과 이야기를 따라가는 데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Q. 로버트 패틴슨의 연기는 어떤가요?
같은 얼굴을 가진 미키17과 미키18을 서로 다른 인물처럼 표현하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말투와 표정, 행동의 차이가 생각보다 분명하게 느껴졌습니다.

Q. 《미키17》은 무거운 SF 영화인가요?
소재 자체는 무겁지만 계속 진지하게만 흘러가지는 않습니다. 웃긴 장면과 황당한 상황이 섞여 있어서 생각보다 가볍게 볼 수 있지만, 영화가 끝난 뒤에는 정체성과 인간에 대한 질문이 남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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