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이거 꼭 봐야 해"라고 몇 번씩 말하는데도 선뜻 손이 안 가는 영화가 있지 않으신가요? 저는 토르가 딱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신이 망치 들고 싸운다는 설정이 어딘가 유치하게 느껴졌거든요. 그런데 막상 보고 나서는 예상과 전혀 다른 감정을 느꼈습니다. 화려한 볼거리보다 오히려 힘을 잃은 왕자가 인간 세상에서 우왕좌왕하는 장면들이 더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MCU 세계관이 신화를 끌어안은 방식토르(2011)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즉 MCU(Marvel Cinematic Universe)가 우주와 신화 영역으로 처음 발을 뻗은 작품입니다. MCU란 마블 스튜디오가 여러 슈퍼히어로 영화를 하나의 세계로 연결한 공유 서사 구조를 말합니다. 아이언맨이나 헐크처럼 과학기술과 돌연변이를 중심으로 쌓아온 ..
속편이 전작보다 못하다는 말, 정말 맞는 걸까요? 저는 오랜만에 아이언맨2를 다시 보고 나서 그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처음 봤을 때는 그냥 화려해진 속편이라고만 느꼈는데, 이번에는 토니 스타크의 표정이 자꾸 눈에 밟혔습니다. 화면 가득 웃고 있는데 어딘가 불안해 보이는, 그 표정이요.MCU 확장의 출발점, 속편이 선택한 방향아이언맨2는 2010년에 개봉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세 번째 작품입니다. MCU란 마블 스튜디오가 여러 히어로 영화를 하나의 공유된 세계관으로 연결한 프랜차이즈 체계를 말합니다. 전작인 아이언맨이 토니 스타크라는 인물을 처음 소개하는 오리진 스토리였다면, 이 작품은 그 세계관을 본격적으로 넓히는 역할을 맡았습니다.이번에 다시 보니, 평범하게 넘겼던 장면들이 전혀 다..
슈퍼히어로 영화에서 능력을 얻는 순간이 저주처럼 느껴진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아이언맨을 다시 보다가 충동적으로 인크레더블 헐크를 틀었는데, 처음 봤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영화처럼 느껴졌습니다. 2008년 개봉작이지만, 오히려 지금 보니 MCU 안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MCU 초기, 브루스 배너가 짊어진 것들제가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는 솔직히 헐크로 변신하는 장면만 기다렸습니다. 건물이 부서지고 장갑차가 날아다니는 장면이 메인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오랜만에 다시 보니 제가 완전히 놓치고 있던 게 있었습니다. 브루스 배너가 변신하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는 과정이 사실 이 영화의 핵심이었다는 걸요.영화는 시작부터 배너가 도망치는 삶을 살고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심박수..
이전 스파이더맨 영화 리뷰를 보셨다면 아시겠지만, 저는 마블 스튜디오의 영화를 꽤 많이 봅니다. 하지만 그리 세세하게 꿰뚫고 있지는 못합니다. 처음 봤을 때는 슈트가 조립되는 장면이나 하늘을 날아다니는 장면에만 눈이 갔거든요. 그런데 오랜만에 저녁에 다시 틀었다가, 예상치 못한 감정에 꽤 오래 앉아 있었습니다. 화려한 기술보다 한 사람의 변화가 이렇게 묵직하게 다가올 줄은 몰랐습니다.MCU의 시작점, 지금 봐도 의미 있는 이유아이언맨(2008)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첫 번째 공식 작품입니다. 여기서 MCU란 마블 스튜디오가 제작한 히어로 영화들을 하나의 거대한 공유 세계관으로 연결한 프랜차이즈를 의미합니다. 지금이야 MCU가 30편이 넘는 작품을 보유한 거대한 시리즈가 됐지만, 당시 이 첫..
솔직히 저는 모비우스를 극장에서 놓쳤을 때 크게 아쉽지 않았습니다. 평가가 워낙 엇갈린다는 말을 너무 많이 들었거든요. 결국 OTT로 뒤늦게 봤는데, 기대치를 낮게 잡았던 덕분인지 생각보다 볼 만한 구석이 꽤 있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조금만 더 다듬었다면 정말 좋은 작품이 될 수 있었겠다는 아쉬움도 진하게 남았습니다.안티히어로 설정의 매력과 캐릭터 완성도이 영화를 보고 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소재 하나는 정말 잘 골랐다"였습니다. 모비우스는 마블 코믹스에서 리빙 뱀파이어(Living Vampire)로 불리는 캐릭터입니다. 여기서 리빙 뱀파이어란 마법이나 저주가 아니라 과학 실험으로 탄생한 흡혈귀를 뜻합니다. 신화적 존재가 아니라 의학 연구의 부산물이라는 설정이 기존 흡혈귀 캐릭터들과 확실히 다른..
악당 영화가 이렇게 웃길 수 있다는 걸 알고 계셨습니까? 친구 추천으로 극장에 들어갈 때만 해도 어두운 분위기의 액션 영화를 예상했는데, 막상 보고 나니 예상과 전혀 달랐습니다. 베놈(2018)은 일반적으로 다크한 빌런 영화로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오히려 두 존재의 티격태격하는 관계가 영화의 핵심이었습니다.안티히어로 베놈, 원작과 영화는 얼마나 다른가베놈은 마블 코믹스 원작에서 스파이더맨의 숙적으로 등장하는 빌런입니다. 원작에서 심비오트(Symbiote)는 먼저 피터 파커와 결합한 뒤 에디 브록에게 넘어가면서 깊은 증오를 갖게 됩니다. 여기서 심비오트란 숙주 생명체의 몸에 침투해 공생하는 외계 유기체를 의미합니다. 독립적으로는 생존이 어렵고 반드시 숙주와 결합해야 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그런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