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면,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면서 공룡 로봇이 나오는 순간 옆에 앉은 친구와 눈빛을 교환했습니다. "저게 진짜 나오는 거야?"라는 표정이었죠. 트랜스포머 시리즈를 계속 봐온 입장에서도 다이노봇의 등장은 예상보다 훨씬 크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막상 영화 전체를 두고 보면, 좋은 소재를 가지고도 충분히 써먹지 못한 아쉬움이 꽤 남는 작품이기도 합니다.케이드와 옵티머스, 새 출발의 가능성과 한계2014년 개봉한 이 영화는 기존 주인공 샘 윗위키 대신 마크 월버그가 연기하는 발명가 케이드 예거를 전면에 내세웁니다. 케이드는 고장 난 물건을 사서 고치는 방식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인물입니다. 딸 테사와 단둘이 사는 형편이라 당장 내일 생활비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죠. 세계를 구하러 나선 영웅이 아니라 그..
극장에서 나오는데 귀가 먹먹했습니다. 2011년 여름, 트랜스포머3를 보고 나온 직후의 기억입니다. 무언가 엄청난 것을 봤다는 느낌은 확실했는데, 막상 친구가 "어땠어?"라고 묻자 말문이 막혔습니다. 그만큼 이 영화는 이야기로 설명하기보다 몸으로 먼저 반응하게 만드는 작품이었습니다.아폴로 11호와 트랜스포머가 연결되다트랜스포머3의 출발점은 꽤 영리한 설정입니다.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이라는 실제 역사적 사건을 영화의 세계관 안으로 끌어들입니다. 아폴로 11호는 인류 최초의 유인 달 착륙 미션으로,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이 달 표면에 발을 디딘 순간은 냉전 시대 미국의 우주 패권 경쟁에서 결정적인 장면이었습니다(출처: NASA). 그런데 영화는 여기에 "그 착륙의 진짜 목적은 달에 불시착한..
2009년 개봉한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은 전 세계 박스오피스에서 약 8억 36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그해 전 세계 흥행 2위를 기록했습니다. 처음 극장에서 이 영화를 봤을 때, 저는 속편이 전편보다 더 재미있을 수 있다는 기대를 품고 들어갔습니다. 그 기대가 완전히 충족되지는 않았지만, 화면에서 눈을 떼기 어려웠다는 것만큼은 솔직히 인정하고 싶습니다.샘의 대학생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사람속편이 전편보다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뭘까요? 저는 캐릭터의 신선함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편에서 샘 윗위키는 평범한 고등학생이었습니다. 자동차를 갖고 싶어 하는 10대가 외계 로봇을 만나는 설정 자체가 당시엔 꽤 신선했습니다. 그런데 속편에서 샘은 이미 세상을 구한 경험이 있는 인물로 등장합니다..
트랜스포머 2007년 개봉작은 전 세계 박스오피스에서 7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블록버스터입니다. 처음 극장에서 봤을 때 자동차가 로봇으로 변하는 장면에서 저도 모르게 앞으로 몸을 기울였던 기억이 납니다. 단순히 "로봇 나오는 영화"로 보러 갔다가 예상보다 훨씬 강한 인상을 받고 나왔습니다.범블비의 변신, 왜 그 장면이 오래 기억에 남는가트랜스포머를 처음 보는 사람들이 가장 헷갈려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로봇이 너무 많이 나오고 전투가 빠르게 지나가서 어느 쪽이 아군인지, 지금 누가 싸우고 있는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그 혼란 속에서도 범블비만큼은 항상 눈에 잘 들어왔습니다.범블비는 노란색 쉐보레 카마로로 등장합니다. 샘의 아버지가 사준 오래된 중고차처럼 보이는..
재난 영화라고 해서 지진 장면이나 건물 붕괴에 집중할 거라 생각했는데,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달랐습니다. 폐허가 된 서울보다 멀쩡하게 남은 황궁아파트 안에서 벌어지는 일이 훨씬 오래 남았습니다. 사람들이 살아남기 위해 만든 규칙이 어느 순간 다른 사람을 밀어내는 도구로 바뀌는 과정, 그게 저한테는 지진보다 더 무서웠습니다.살아남은 공간이 만들어낸 생존규칙일반적으로 재난 영화는 '어떻게 살아남느냐'를 보여준다고 알려져 있는데, 제가 직접 이 영화를 보고 나서는 생각이 달랐습니다. 이 영화는 살아남은 뒤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훨씬 집요하게 파고듭니다.황궁아파트는 폐허 한가운데 섬처럼 남아 있습니다. 주변 건물이 모두 무너진 상황에서 이 아파트만 서 있으니, 처음에는 진짜 기적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외부 사..
솔직히 말하면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볼 때 큰 기대가 없었습니다. 아파트 안에서만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설정이 답답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막상 보고 나서 한동안 집에 혼자 있을 때 창밖을 자꾸 확인하게 됐습니다. 좀비보다 고립감이 더 무서운 영화라는 평가가 괜히 나온 게 아니더라고요.아파트라는 공간이 만드는 현실적 공포좀비 영화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넓은 도시나 황폐한 외곽 지역을 배경으로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살아있다는 처음부터 끝까지 아파트 한 채 안팎에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제 경험상 이 선택이 오히려 공포를 더 키웠습니다.영화는 클로즈드 서바이벌(Closed Survival) 구조를 취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클로즈드 서바이벌이란 탈출이나 이동 없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