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15일 CGV에서 《가여운 것들》을 관람했습니다. 솔직히 보기 전까지는 아카데미에서 상을 받은 화제작이라는 정도만 알고 있었습니다. 심야 상영으로 혼자 영화를 봤는데, 막상 끝나고 나서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기 어려웠습니다. 재미있었다고 간단하게 말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재미없었다고 하기에는 머릿속에 남는 장면이 너무 많았습니다. 특히 벨라가 세상을 알아가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니,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독특한 영화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무것도 몰랐던 벨라의 변화
《가여운 것들》은 시작부터 상당히 독특합니다. 벨라는 일반적인 사람과는 다른 상태로 살아가기 시작하고, 처음에는 말하는 방식이나 걷는 모습도 어딘가 어색합니다. 세상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기 때문에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모습도 보입니다.
그런 벨라가 여러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조금씩 달라집니다. 처음에는 누군가가 알려주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던 사람이 점점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직접 선택하려고 합니다. 저는 이 과정을 보면서 단순한 성장 영화와는 상당히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벨라가 세상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자신의 욕망과 자유를 스스로 선택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보통 성장 이야기라면 경험을 쌓으면서 착한 사람이 되거나 어른스러워지는 모습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그런데 벨라는 그렇게 얌전하게 성장하지 않습니다. 좋으면 좋다고 하고, 궁금하면 직접 확인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행동이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계속 보다 보니 벨라에게는 당연한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을 처음 알아가는 사람에게는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규칙조차 낯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벨라가 변해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성장한다”는 것이 반드시 얌전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상한데 눈을 뗄 수 없었던 화면
이 영화에서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만큼이나 강하게 느껴지는 것이 화면입니다. 처음부터 일반적인 영화와는 조금 다른 화면 구성이 눈에 들어옵니다. 공간이 넓게 보이다가도 갑자기 주변이 둥글게 휘어진 것처럼 보이고, 인물과 배경의 모습이 현실과 조금 다른 느낌을 줍니다.
저는 처음에는 “왜 화면이 이렇게 보이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계속 보다 보니 오히려 이 이상한 화면이 벨라의 시선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을 처음 경험하는 벨라에게는 익숙한 현실이라는 것이 없으니, 관객도 평범하지 않은 화면을 통해 그 낯선 감각을 함께 경험하게 되는 것 같았습니다.
색감도 상당히 강했습니다. 어두운 장면과 밝고 선명한 장면의 차이가 크고, 공간에 따라 분위기가 확 달라집니다. 특히 벨라가 경험하는 세계가 넓어질수록 화면도 더 화려하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이 부분을 보면서 벨라가 세상을 알아가는 과정이 화면의 변화로도 표현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만 이런 시각적인 특징이 영화 전체에 계속 이어지다 보니 조금 피곤하게 느껴지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한두 장면만 특별했다면 신선했을 텐데 영화 전체가 독특한 모습으로 가득해서 중간부터는 자극이 조금 과하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한 번 보고 모든 것을 완전히 이해하기보다는 시간이 지난 뒤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작품에 가깝다고 느꼈습니다.
엠마 스톤이 아니었다면 어땠을까
영화를 보고 난 뒤 가장 먼저 찾아보고 싶었던 것은 엠마 스톤의 연기였습니다. 벨라는 처음부터 일반적인 방식으로 연기하기 어려운 캐릭터처럼 보였습니다. 말도 어색하고 움직임도 어린아이 같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자신만의 표정과 행동을 찾아갑니다.
초반의 벨라는 세상을 잘 모르는 사람처럼 행동합니다. 그런데 그 모습이 일부러 과장해서 연기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고 정말 처음 세상을 접하는 사람처럼 느껴졌습니다. 저는 그게 상당히 신기했습니다. 같은 인물이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을 배우가 몸짓과 표정으로 계속 보여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벨라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방식이 달라지는 것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처음에는 주변 사람들의 말을 따라가는 느낌이었다면 점점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분명하게 말하기 시작합니다. 표정이나 말투만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바라보는 눈 자체가 달라지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영화 속 성적인 표현이나 노출이 상당히 직접적인 편이라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저 역시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자극을 위한 장면으로만 소비하기보다는 벨라가 자신의 몸과 욕망을 알아가는 과정의 일부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은 분명했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취향에 따라 받아들이는 정도가 크게 달라질 것 같습니다.
편하게 볼 영화는 아니지만 기억에는 남았다
《가여운 것들》을 보고 나서 저는 이 영화를 다른 사람에게 쉽게 추천하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야기도 독특하고 화면도 강렬하며 성적인 표현도 많기 때문에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는 아닙니다. 하지만 반대로 평범한 영화와 다른 경험을 해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상당히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저는 벨라가 누군가가 정해준 답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의 경험을 통해 판단하는 모습이 오래 남았습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던 사람이었지만, 여러 경험을 하면서 점점 자신의 생각을 만들어갑니다. 그 과정이 때로는 이상하고 과격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그래서 더 실제 사람의 성장처럼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영화 제목인 《가여운 것들》도 보고 나면 조금 다르게 생각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누가 가여운 사람인지 단순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벨라뿐 아니라 각자의 욕망과 결핍을 가지고 살아가는 여러 인물을 떠올리게 됩니다. 누군가는 누군가를 통제하려 하고, 누군가는 자유를 원하고, 또 누군가는 자신이 가진 것을 놓지 못합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바로 “좋았다”라고 말하기보다는 한동안 생각했습니다. 심야에 혼자 봐서 더 그랬을 수도 있지만, 평소에 보던 영화와는 확실히 다른 감각이었습니다. 예쁜 화면을 구경하는 영화라고만 생각하고 시작했다면 아마 많이 당황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벨라가 세상을 배우고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에 집중해서 보니 왜 이 영화가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냈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저에게 《가여운 것들》은 쉽게 재미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쉽게 잊히지도 않는 영화였습니다. 편안한 이야기를 찾는 분에게는 추천하기 어렵지만, 독특한 캐릭터와 강렬한 화면, 평범하지 않은 성장 이야기를 보고 싶다면 한 번쯤 경험해볼 만합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기 어려웠던 그 느낌이 이 작품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것 같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가여운 것들》은 어떤 영화인가요?
A. 세상을 거의 알지 못하는 벨라가 여러 경험을 하면서 자신의 생각과 자유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독특한 성장 이야기입니다.
Q. 엠마 스톤의 연기가 인상적인가요?
A. 초반에는 어린아이처럼 행동하던 벨라가 점차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사람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보여줍니다. 개인적으로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 중 하나였습니다.
Q. 영화가 많이 자극적인 편인가요?
A. 성적인 표현과 노출이 상당히 직접적인 편입니다. 따라서 편안한 분위기의 영화를 기대한다면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이런 요소도 벨라의 성장 과정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Q. 《가여운 것들》은 재미있는 영화인가요?
A. 일반적인 오락 영화처럼 편하게 즐기는 재미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독특한 화면과 캐릭터, 벨라의 변화를 따라가는 재미가 있는 작품이라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크게 나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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