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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반도, 좀비보다 무서웠던 사람들

by 리뷰더하기리뷰 2026. 8. 25.

2020년 영화관에서 본 반도 리뷰. 부산행과는 달랐던 폐허가 된 서울의 모습과 자동차 액션, 살아남은 사람들 사이의 갈등을 중심으로 직접 본 느낌을 담았습니다.

영화 포스터.

부산행과는 전혀 다른 영화였다

저는 부산행을 꽤 인상 깊게 봤기 때문에 반도도 비슷한 분위기의 좀비 영화를 기대했습니다. 좁은 공간에서 좀비에게 쫓기면서 어디로 도망쳐야 할지 몰라 숨 막히는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2020년에 영화관에서 직접 보고 나니 예상했던 것과 상당히 달랐습니다.

반도는 부산행처럼 좀비에게 쫓기는 공포만을 보여주는 영화가 아니었습니다. 이미 세상이 무너진 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서 분위기부터 달랐습니다. 열차처럼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제한된 것이 아니라 서울 전체가 폐허가 된 상태이고, 사람들이 자동차를 타고 도시를 돌아다닙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조금 당황했습니다. “내가 생각했던 부산행의 후속편이 맞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전작에서 제가 좋아했던 긴박한 분위기를 기대했는데, 이번에는 좀비 영화라기보다 폐허가 된 도시에서 벌어지는 액션 영화에 가까웠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영화를 계속 보다 보니 이 차이가 나쁘지만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미 모든 것이 무너진 세상에서는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지 상상하게 됐습니다. 건물은 그대로 남아 있지만 사람은 없고, 도로에는 버려진 차들이 가득합니다. 평소라면 수많은 사람이 다니고 자동차가 움직였을 서울이 텅 빈 모습으로 나오는 것이 꽤 묘했습니다.

특히 한국에서 실제로 볼 수 있는 장소들이 폐허처럼 변해 있는 모습을 보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해외의 가상 도시가 아니라 우리가 알고 있는 한국의 풍경이 망가져 있다는 점 때문에 더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익숙한 공간이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바뀌는 것을 보는 것 자체가 이 영화의 재미 중 하나였습니다.

폐허 속 자동차 액션은 확실히 볼 만했다

반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역시 자동차를 이용한 액션이었습니다. 좀비가 몰려오는 상황에서 자동차를 이용해 빠져나가는 장면이 많다 보니 전작과는 다른 속도감이 있었습니다. 열차 안에서 앞으로만 도망가던 부산행과 달리 이번에는 넓은 도로를 이리저리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였습니다.

특히 후반부의 자동차 추격 장면은 영화관에서 보기에 꽤 시원했습니다. 여러 대의 차량이 폐허가 된 도로를 빠르게 움직이고, 좀비들이 한꺼번에 몰려오면서 상황이 계속 바뀝니다. 좀비에게 쫓기는 것과 자동차로 도망치는 것이 한꺼번에 이어지다 보니 액션 영화로서는 확실한 볼거리가 있었습니다.

다만 솔직히 말하면 이런 장면들이 부산행처럼 무섭지는 않았습니다. 좀비가 엄청나게 많이 등장하는데도 오히려 하나하나의 존재감은 약해진 느낌이었습니다. 너무 많은 좀비가 한꺼번에 나오다 보니 공포의 대상이라기보다 액션을 위한 장애물처럼 보이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저는 부산행을 보면서 좀비가 바로 눈앞까지 다가오는 상황에서 느껴지는 답답함과 긴장감을 좋아했는데, 반도에서는 그런 느낌이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대신 “이번에는 어떻게 차를 움직여서 빠져나갈까?”라는 식으로 다음 액션을 기다리게 됐습니다.

그래서 두 영화를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면 반도 쪽이 아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전작과 완전히 다른 액션 영화라고 생각하면 나름의 재미가 있었습니다. 특히 영화관의 큰 화면으로 폐허가 된 도시와 차량들이 빠르게 움직이는 장면을 보니 집에서 작은 화면으로 보는 것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좀비보다 사람이 더 불편하게 느껴졌다

제가 반도에서 의외로 기억에 남았던 것은 좀비보다 살아남은 사람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세상이 무너지고 법이나 질서가 사라진 상황에서 사람들은 모두 같은 방식으로 행동하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서로를 도와주려고 하고, 누군가는 다른 사람을 이용하려고 합니다.

영화를 보면서 오히려 이 부분이 더 불편했습니다. 좀비는 처음부터 위험한 존재라는 것을 알고 피하면 되지만, 사람은 겉으로는 같은 생존자인데도 언제 나에게 위협이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정석 역시 단순하게 모든 것을 해결하는 영웅으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과거의 일 때문에 죄책감을 가지고 있고, 다시 한국으로 들어온 뒤에도 자신이 해야 하는 일과 살아남는 것 사이에서 계속 고민합니다. 그런데 영화가 자동차 액션과 사건을 빠르게 이어가다 보니 정석의 감정이 충분히 깊게 느껴지지 않는 부분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반대로 준은 상당히 기억에 남았습니다. 어린아이인데도 폐허가 된 도시에서 자동차를 능숙하게 운전하고, 위험한 상황에서도 쉽게 겁먹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저 나이에 저렇게 운전한다고?” 싶었는데, 생각해보면 이 아이에게는 지금의 폐허가 오히려 태어나면서부터 익숙했던 세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준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이 세계가 얼마나 오랫동안 무너져 있었는지도 느껴졌습니다. 우리가 평범하게 생각하는 일상이 이 아이에게는 존재한 적이 없는 것이니까요.

저는 이런 설정이 반도에서 꽤 좋았습니다. 어른들이 과거의 세상을 기억하고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면, 준 같은 아이에게는 지금의 세상이 원래부터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야 하는 공간입니다. 같은 폐허를 보고도 서로 다른 세상을 살아가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부산행의 공포를 기대하면 아쉬울 수 있다

반도를 보고 나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역시 부산행과의 차이였습니다. 전작이 좁은 열차 안에서 사람들이 서로 밀어붙이고 도망칠 곳을 찾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면, 반도는 훨씬 넓은 공간에서 자동차를 타고 움직이며 액션을 보여줍니다.

저는 부산행에서 느꼈던 긴장감을 기대하고 봤기 때문에 처음에는 조금 아쉬웠습니다. 좀비 영화인데 좀비가 무섭다는 느낌보다는 자동차 액션이 더 강하게 남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후반부로 갈수록 액션의 규모가 커지면서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보다 장면 자체를 보는 데 집중하게 됐습니다.

그렇다고 재미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폐허가 된 한국의 모습은 확실히 볼거리가 있었고, 자동차를 이용한 추격 장면도 영화관에서 보기에는 충분히 시원했습니다. 사람들 사이의 갈등도 있어서 단순히 좀비만 피해 다니는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다만 저는 반도를 부산행의 직접적인 연장선으로 기대하기보다는 별개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액션 영화라고 생각하고 보는 편이 좋다고 느꼈습니다. 부산행의 좁은 공간과 숨 막히는 공포를 그대로 기대한다면 실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저에게 반도는 완벽하게 만족스러운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전작보다 좀비의 공포감은 약했고, 인물들의 감정도 조금 더 깊게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모든 것이 무너진 서울을 달리는 자동차와 폐허가 된 도시의 모습은 확실히 기억에 남았습니다.

특히 영화를 보면서 “모든 것이 사라진 뒤에도 사람들은 결국 서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좀비가 사라져도 혼자서는 살아가기 어렵고, 결국 누군가를 믿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은 영화의 액션보다 오래 남았습니다.

부산행처럼 강한 공포를 기대하는 분에게는 추천하기 어렵지만, 폐허가 된 도시를 배경으로 한 액션 영화나 자동차 추격 장면을 좋아한다면 한 번쯤 볼 만합니다. 저처럼 부산행을 재미있게 본 사람이라면 두 영화가 같은 세계관이라는 사실은 잠시 내려놓고, 반도만의 액션과 폐허가 된 한국의 모습을 보는 영화라고 생각하면 조금 더 편하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주 묻는 내용

Q. 반도는 부산행과 이어지는 이야기인가요?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지만 이야기의 중심 인물과 사건은 다릅니다. 부산행을 보지 않아도 반도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데 큰 문제는 없습니다.

Q. 반도는 무서운 영화인가요?
좀비와 긴장되는 상황이 등장하지만 부산행과 비교하면 공포보다는 액션의 비중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Q. 반도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장면은 무엇인가요?
저는 폐허가 된 서울의 모습과 후반부 자동차 추격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특히 여러 차량이 좀비를 피해 움직이는 장면은 영화관에서 보기에 꽤 시원했습니다.

Q. 부산행을 재미있게 봤다면 반도도 추천하나요?
부산행과 같은 공포를 기대한다면 기대치를 조금 낮추는 것이 좋습니다. 반도는 좀비 공포보다는 폐허가 된 세계와 자동차 액션에 더 가까운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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