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개봉 당시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3억 3천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이 영화, 저는 솔직히 처음엔 크게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말하는 너구리와 나무가 나온다는 설정이 영 낯설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보고 나서는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완벽하지 않아서 더 오래 기억에 남는 캐릭터들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제가 가장 먼저 이야기하고 싶은 건 역시 캐릭터입니다.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쉽게 말해 마블이 오랜 시간 공들여 쌓아온 영화 세계관에서도 이 팀만큼 개성 있는 구성원들을 한자리에 모은 작품은 보기 드뭅니다.피터 퀼은 자신감이 넘치지만 허술하고, 가모라는 뛰어난 전사임에도 깊은 외로움을 품고 살아갑니다. 드랙스는 비유 표현을 전혀 이해하지 못해 매번 대화가 엉뚱하게 흘러가고,..
솔직히 저는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액션 영화로만 기억했습니다. 엘리베이터 격투, 고속도로 추격전, 헬리캐리어 폭파. 그게 전부인 줄 알았는데, MCU 정주행을 하면서 다시 틀었을 때 제가 얼마나 핵심을 놓쳤는지 깨달았습니다.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2014)는 결말을 알고 보는 두 번째 감상이 오히려 훨씬 더 긴장감 있는, 보기 드문 작품입니다.장르 변신: 히어로 영화를 첩보 스릴러로 바꾼 선택마블 영화라고 하면 화려한 특수효과와 우주적 규모의 전투를 먼저 떠올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윈터 솔져는 처음부터 그 기대를 살짝 비틀어 놓습니다. 이 영화의 장르적 뼈대는 폴리티컬 스릴러(political thriller)에 가깝습니다. 폴리티컬 스릴러란 국가 권력, 정보기관, 내부..
사실 토르는 제 기준 마블 시리즈 중에 선호도가 높은 캐릭터는 아닙니다. 하지만 마블 시리즈의 영화가 워낙 서로 연관된 내용이 많은 편이라 그냥 그 세계관을 본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끝나고 나서 가장 오래 머릿속에 남은 건 형제였습니다. 토르: 다크 월드, 다시 볼수록 다르게 보이는 영화입니다.저평가받는 이유, 그리고 제가 처음 느낀 것혹시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뭔가 아쉽다"는 기분이 드셨나요? 저도 그랬습니다. 악역인 말레키스가 기대에 비해 존재감이 약하다는 느낌은 첫 관람에서 바로 왔습니다. 크리스토퍼 에클스턴이라는 배우 자체는 충분히 강렬한데, 캐릭터의 서사가 얇다 보니 극 중 긴장감이 생각만큼 올라오지 않았습니다.여기서 서사(narrative arc)란 캐릭터가 왜 그런 선택을 하는지 관객..
솔직히 저는 극장에서 아이언맨3를 보고 나오던 날, 꽤 오랫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기대했던 것과 너무 달랐거든요. 그런데 몇 년이 지나 다시 봤을 때, 이 영화가 시리즈 전체를 통틀어 토니 스타크를 가장 인간적으로 그린 작품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같은 영화를 보고 이렇게 다른 감정이 들 수 있다는 게, 지금도 신기합니다.PTSD, 슈트 뒤에 숨겨진 불안아이언맨3는 어벤져스 이후의 토니 스타크를 다룹니다. 뉴욕 전투에서 우주까지 날아간 경험을 한 뒤, 그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습니다. 영화는 이를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는 심리적 증상으로 표현합니다. PTSD란 극심한 충격이나 위협적 사건을 경험한 뒤 지속적으로 불안, 공황, 수면 장애 등을 겪는 상태를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
2012년 어벤져스는 전 세계 박스오피스에서 약 15억 달러를 벌어들이며 당시 역대 3위에 오른 작품입니다. 앞전의 마블 시리즈 영화를 다 너무 재미있게 보아서 이 영화를 보지 않는다는 선택은 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역시나, 영화를 보고, 보고 난 후 계속 감탄만 했던 기억이 납니다.수년간의 빌드업이 완성된 역사적인 크로스오버어벤져스가 단순한 히어로 집합체가 아닌 이유는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라는 거대한 틀 안에서 탄생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MCU란 여러 편의 독립 영화가 하나의 세계관으로 연결되어, 캐릭터와 사건이 작품 간에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제작 방식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각각의 영화가 하나의 거대한 시리즈 드라마의 에피소드처럼 기능하는 구조입니다.이 방식이 지금은 당연하게 느껴..
솔직히 처음 봤을 때는 "이게 왜 MCU의 핵심작이라는 거지?"라는 생각부터 들었습니다. 어벤져스 시리즈를 처음부터 다시 돌려보다가 퍼스트 어벤져를 오랜만에 틀었는데, 예전 기억과는 전혀 다른 영화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화려한 슈트도, 우주 전투도 없는데 왜 이 영화가 MCU 전체의 감정적 뼈대가 되었는지를 이번에야 비로소 이해했습니다.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역사적 배경이 만들어낸 무게감퍼스트 어벤져를 다른 마블 영화와 구분 짓는 가장 큰 요소는 실제 역사를 서사의 배경으로 삼았다는 점입니다. 영화의 무대는 제2차 세계대전(1939~1945)이며, 단순히 배경을 차용한 게 아니라 당시의 시대적 정서를 꽤 깊이 끌어안고 있습니다.캡틴 아메리카라는 캐릭터 자체가 그 역사와 맞닿아 탄생했습니다. 원작 코믹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