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오후에 딱히 할 일이 없을 때, 예전에 봤던 영화를 다시 틀어보는 습관이 있습니다. 이번에 다시 꺼낸 게 존 윅3: 파라벨룸이었는데, 솔직히 처음 볼 때와는 전혀 다른 영화처럼 느껴졌습니다. 첫 관람 때는 그저 화려하다는 인상만 남았는데, 두 번째로 보니까 이 영화가 단순한 총격전 모음집이 아니라는 게 훨씬 선명하게 보였습니다.롱테이크와 건 푸(Gun Fu)가 만들어낸 액션의 결요즘 액션 영화를 보다 보면 화면이 너무 빨리 바뀌어서 뭘 보고 있는 건지 모르겠는 순간이 있습니다. 저도 그런 영화를 보고 나면 왠지 손해 본 기분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존 윅3는 정반대였습니다. 배우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끊지 않고 길게 보여주는 롱테이크(long take) 방식을 적극적으로 사용합니다. 여기서 롱테이크란 ..
속편이 원작보다 재밌을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솔직히 저는 회의적이었습니다. 주말 저녁에 딱히 볼 게 없어서 틀었던 존 윅 2가 예상을 완전히 빗나간 건 그래서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복수 한 편으로 끝날 줄 알았던 이야기가 훨씬 더 거대한 세계로 이어지는 구조, 처음에는 몰랐지만 끝나고 나서야 그 설계가 꽤 치밀했다는 걸 느꼈습니다.암살자 세계관이 이 시리즈를 살렸다존 윅 1편이 복수라는 강력한 감정에 기댔다면, 2편이 선택한 건 세계관의 확장이었습니다. 제가 영화를 보면서 가장 몰입했던 순간은 사실 총격 장면이 아니라, 암살자들만 이용할 수 있는 비밀 조직과 그 규칙들이 하나씩 드러나는 장면들이었습니다. 마치 현실 어딘가에 정말 존재할 것 같은 비밀 사회를 엿보는 느낌이라고 할까요.이 영화의 핵심 설..
솔직히 처음엔 큰 기대 없이 틀었습니다. 주말 저녁에 뭐 볼까 고민하다가 키아누 리브스가 보여서 재생 버튼을 눌렀는데, 강아지가 등장하는 초반부에서 생각보다 감정이 훅 들어왔습니다. 단순한 총격 영화라고 생각했던 게 완전히 빗나간 순간이었습니다. 존 윅은 액션 영화를 자주 보는 사람이든, 장르 자체가 낯선 사람이든 한 번쯤 선택 기준이 모호할 때 꺼내들기 좋은 작품입니다.건푸 액션이 낯설다면, 존 윅부터 보면 됩니다보다보니 가장 먼저 느낀 건 "이게 왜 이렇게 눈에 잘 들어오지?"였습니다. 일반적인 액션 영화는 빠른 컷 편집으로 박진감을 만드는데, 존 윅은 방향이 달랐습니다.존 윅이 본격적으로 알린 것이 바로 건푸(Gun-Fu) 스타일입니다. 건푸란 총기 사격과 근접 격투기를 하나의 연속 동작으로 결합한..
한국 영화에서 문화재 도굴을 정면 소재로 삼은 케이퍼 무비(caper movie)는 사실상 이 작품이 처음이라 봐도 무방합니다. 처음엔 무거운 역사 영화겠거니 지레짐작했는데, 막상 보고 나서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가볍고 유쾌하고, 생각보다 꽤 몰입됐습니다.케이퍼 무비 공식을 문화재 도굴로 비튼 신선함케이퍼 무비(caper movie)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팀을 꾸려 치밀한 계획 아래 범행을 완성해 가는 범죄 오락 장르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범죄판 팀플레이 무비입니다. 헐리우드에서는 오션스 일레븐 시리즈가 대표적이고, 국내에서도 몇 편 나왔지만 대부분 금융이나 카지노 같은 소재를 활용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도굴은 확실히 달랐습니다.저는 친구 추천으로 개봉 당시 이 영화를 영화관에서 봤었습니다...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그냥 디즈니가 옛날 캐릭터 우려먹기 식으로 만든 작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101마리 달마시안 기억은 어릴 때 흐릿하게 남아 있었고, 크루엘라라는 이름을 들으면 그냥 모피에 집착하는 기괴한 악당 정도가 전부였으니까요. 그런데 극장 불이 꺼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생각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악당 탄생기, 예상과 달랐던 출발점영화는 크루엘라가 되기 전, 에스텔라라는 소녀로 살아가던 시절부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이른바 프리퀄(prequel) 방식의 구성인데, 프리퀄이란 기존 작품의 시간적 배경보다 앞선 시점을 다루는 이야기를 뜻합니다. 많은 악당 재해석 영화들이 주인공의 불우한 과거를 보여주며 동정심을 이끌어내는 방식을 택하는데, 크루엘라는 조금 달랐습니다.에스텔라는 불쌍하기만 한 인..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그냥 '무거운 정치 영화'라고 지레짐작하고 한동안 미뤄뒀습니다. 남북 외교, 소말리아 내전, 거기다 실화 기반이라니. 재미보다 교훈이 앞설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막상 가족과 함께 소파에 앉아 틀었더니, 저도 모르게 리모컨을 내려놓고 화면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영화 모가디슈는 1991년 소말리아 내전이라는 실제 역사 속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총알 앞에서 이념은 사치였다 — 실화가 만든 긴장감영화의 배경은 1991년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입니다. 당시 대한민국은 유엔 가입(UN Membership)을 추진하는 중이었습니다. 여기서 유엔 가입이란 단순한 국제 행사가 아니라 냉전 해체 이후 국제 사회에서 국가의 외교적 지위를 공식화하는 절차로, 이를 위해 아프리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