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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2020년 영화

테넷, 처음엔 멍했고 다시 보니 보였던 영화

by 리뷰더하기리뷰 2026. 7. 18.

2020년 9월 17일 CGV에서 본 테넷 후기. 처음에는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다시 보면서 인물과 시간의 흐름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던 영화입니다.

영화 포스터.

끝나고 친구와 말이 없었다

테넷을 처음 봤을 때 영화가 끝나고 친구와 눈이 마주쳤는데 둘 다 한동안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재미가 없어서가 아니라, 방금 무엇을 본 건지 설명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분명 액션은 엄청났고 화면에서 눈을 떼기 힘든 순간도 많았는데, 막상 영화 내용을 이야기하려고 하니 머릿속에서 장면들이 뒤섞였습니다.

2020년 9월 17일 CGV에서 관람했는데, 영화관을 나오는 순간부터 이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보통 영화를 보고 나오면 재미있었다거나 아쉬웠다는 식으로 어느 정도 감상이 정리되는데, 테넷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친구와 서로 기억나는 장면을 이야기해보려고 했는데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더 헷갈리는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시간이 앞으로 흐르는 장면과 반대로 움직이는 장면이 한꺼번에 나오면서 ‘지금 이 사람은 어디에서 온 거지?’라는 생각을 계속하게 됐습니다. 자동차가 이상한 방향으로 움직이거나 사람이 싸우는 방식도 평소 액션 영화에서 보던 것과 달랐습니다.

처음에는 이 복잡함이 조금 불친절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관객에게 너무 많은 것을 알아서 맞혀보라고 하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서도 몇몇 장면이 계속 생각났습니다. 결국 다른 사람들의 해석이나 설명을 찾아보게 됐고, 그때부터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봤을 때 처음과는 확실히 달랐습니다. 처음에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따라가느라 바빴다면, 두 번째에는 인물들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조금씩 볼 여유가 생겼습니다.

시간이 뒤집힌 액션

테넷에서 가장 신기했던 것은 역시 시간이 뒤집힌 것처럼 보이는 장면들이었습니다. 단순히 시간을 과거로 되돌리는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이 영화에서는 같은 공간에서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이 동시에 존재합니다.

처음에는 이것을 이해하려고 애쓰는 것 자체가 조금 피곤했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로 보니 오히려 그 장면을 기다리게 됐습니다. ‘이번에는 누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를 생각하면서 보게 되니 처음에는 혼란스럽기만 했던 장면들이 조금씩 다르게 보였습니다.

특히 액션 장면의 움직임이 평범한 영화와 달라서 기억에 남았습니다. 자동차가 뒤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거나 이미 일어난 일이 다시 거꾸로 펼쳐지는 듯한 장면은 말로 설명하기보다 직접 보는 편이 훨씬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영화를 집에서 작은 화면으로 처음 봤다면 느낌이 많이 달랐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극장에서 큰 화면으로 움직임을 보고 있으니 상황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장면 자체에 압도되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다만 음향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액션 장면에서 소리가 워낙 크고 강하게 느껴져서 중요한 대사를 놓치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처음 볼 때는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한 이유가 제 집중력 때문인가 싶었는데, 나중에 다시 보면서 놓쳤던 대사를 확인하니 그 부분이 이해에 영향을 주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화면과 소리가 만들어내는 긴장감 자체는 확실했습니다. 무엇이 어떻게 움직일지 예측하기 어려우니 액션 장면을 보고 있으면서도 계속 집중하게 됐습니다.

두 번째에 보였던 닐

두 번째 관람에서 가장 달라 보였던 인물은 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주인공을 도와주는 조력자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어느 정도 알고 다시 보니 닐이 하는 말이나 행동이 그냥 지나가는 장면처럼 보이지 않았습니다.

처음 볼 때는 주인공 역시 이해하기 어려운 인물이었습니다. 왜 저렇게 행동하는지, 왜 상황을 그렇게 받아들이는지 충분한 설명을 듣기 전에 다음 사건으로 넘어가는 느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두 번째에는 결말을 알고 있기 때문에 앞에서 나왔던 행동들이 조금씩 연결됐습니다.

이 영화의 재미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이야기를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없지만, 내용을 어느 정도 알고 다시 보면 앞에서 그냥 지나쳤던 대사나 행동이 눈에 들어옵니다.

반대로 아쉬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시간과 사건의 구조를 복잡하게 만드는 데 많은 힘을 쓴 만큼 인물들의 감정은 상대적으로 단순하게 느껴졌습니다.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움직이는 상황 자체는 이해할 수 있지만, 그 사람이 왜 그렇게까지 중요한지 감정적으로 깊게 느껴지는 장면은 조금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테넷을 보면서 ‘이 영화는 사람보다 사건이 먼저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인물의 감정을 따라가면서 울거나 웃는 영화라기보다는, 지금 벌어지는 일이 무엇인지 계속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에 가까웠습니다.

이해보다 다시 보게 되는 재미

테넷은 처음부터 모든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하려고 하면 오히려 피곤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첫 번째 관람에서는 놓치는 것이 너무 많아서 영화가 끝난 뒤 한동안 멍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재미가 없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다시 보면 알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두 번째 관람을 해보니 처음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조금씩 눈에 들어왔습니다. 물론 두 번째로 본다고 해서 모든 부분이 완벽하게 이해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적어도 인물들이 왜 움직이는지, 어떤 장면이 앞뒤의 사건과 연결되는지는 처음보다 훨씬 잘 보였습니다.

저는 이런 경험이 테넷의 가장 독특한 재미라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인 영화는 처음 볼 때 가장 재미있고 두 번째부터는 긴장감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테넷은 반대로 결말을 알고 난 뒤에 다시 봐야 앞부분의 의미가 조금씩 보입니다.

다만 모든 사람이 이런 방식을 좋아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야기를 보면서 감정에 몰입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거나 영화가 상황을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것을 좋아한다면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첫 번째 관람에서는 그런 답답함을 꽤 느꼈습니다.

그래도 영화를 다 보고 나서까지 장면이 계속 생각났다는 점은 분명했습니다. 친구와 처음 봤을 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던 그 순간도 지금 생각하면 재미있는 기억입니다. 처음에는 ‘도대체 무슨 영화지?’라는 생각이었지만, 다시 보고 나서는 ‘아, 그래서 그랬구나’ 하는 순간이 조금씩 생겼기 때문입니다.

테넷은 한 번 보고 모든 것을 이해하는 영화라기보다, 한 번 보고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에 가까웠습니다. 저처럼 처음 보고 멍했던 사람이라면 두 번째 관람에서 전혀 다른 재미를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이해하려고 애쓰기보다는 일단 영화가 보여주는 움직임과 분위기를 따라가고, 나중에 다시 보는 방법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보고 궁금했던 것들

테넷은 한 번만 봐도 이해할 수 있나요?

개인차가 크겠지만 처음부터 모든 내용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은 영화입니다. 저도 첫 관람에서는 많이 헷갈렸고, 두 번째 관람에서야 앞뒤 사건이 조금씩 연결됐습니다.

테넷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시간이 한 방향으로만 흐르지 않는다는 설정이 영화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이 설정을 바탕으로 액션과 사건이 진행되기 때문에 기본적인 개념을 알고 보면 장면을 따라가는 데 도움이 됩니다.

두 번째 관람이 재미있었나요?

저는 두 번째 관람에서 훨씬 재미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사건을 따라가는 데 집중했다면 두 번째에는 인물들의 행동과 앞부분의 장면을 다시 살펴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테넷은 어떤 사람에게 잘 맞을까요?

영화를 보고 나서 장면을 다시 생각하거나 다른 해석을 찾아보는 것을 좋아하는 분에게 잘 맞을 것 같습니다. 반대로 이야기를 편하게 따라가면서 인물의 감정에 집중하고 싶은 분에게는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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